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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Dec 14. 2021

노 젓기를 멈춰야 할 때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물 들어올 때 노 젓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주 오지 않는 기회가 왔을 때 꾸물대지 말고 열심히 노 저어 달려가라는 이야기이지요.


그러게 말입니다.

살면서 물 때가 자주 오지는 않을 겁니다.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할 테니 그때가 왔다면 열심히 해야 하는 게 맞겠지요.


그런데 때론 그렇게 물 들어올 때 열심히 노를 젓다보면 어느 한 군데 탈이 나기도 합니다.

배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노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때론 노 젓는 사람이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때뿐이라는 마음에,

물 때가 언제 또 올지 모른다는 마음에, 계속 달려 나가다가 그만 사달이 나기도 합니다.

때론 배가 고장나버리기도 하고,

때론 노가 부러지기도 하고,

때론 사람이 지쳐 쓰러지기도 합니다.

결국은 두 번 다시 노젓기는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살아가면서 필요한 게 적당한 중용입니다.

달려갈 때와 멈출 때를 조화롭게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기회를 잡고 열심히 달려가더라도, 잠시 멈춰 배는 정비하고, 노도 손질하고, 사람도 체력을 회복해야 합니다.


한 해의 마무리를 하는 12월,

가만히 노를 놓고 생각해 봅니다.

모두들 열심히  달려온 올 한 해,

오늘도 열심히 노를 저으며 달려가고 있지요.

이제 잠시 내 지나 온 항해를 돌아볼 때입니다.

내 지나 온 한 해를 돌아볼 때입니다.

내 몸은 괜찮은지,

내 배는 튼튼한 지,

내 노는 여전한 지,

삐걱거리는 어깨와, 팔다리의 아픔을 견뎌내기만 하지는 않았는지,


올해를 돌아보고,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선 잠시 노를 멈추고 돌아보며 다시 준비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


한 해동안 항해에 애쓴 여러분들의 노고를 격려합니다.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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