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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Dec 10. 2021

원시 - 오세영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무지개나 별이나 벼랑에 피는 꽃이나

멀리 있는 것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을 서러워 하지 마라.

내 나이의 이별이란

헤어지는 일이 아니라 단지

멀어지는 일일 뿐이다

네가 보낸 마지막 편지를 읽기 위해선

이제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

늙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보낸다는 것이다.

머얼리서 바라다볼 줄을

안다는 것이다.


원시 - 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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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를 가까이에 두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오늘 그려본 오세영 시인은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합니다.

이 나이의 이별은 헤어짐이 아니라

멀어질 뿐이라지요.


세월이 흐르면 가까이의 것들은 흐릿해집니다.

오히려 멀리 있음이 더 선명해지는 아이러니입니다.

그러기에, 나이가 든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보내

머얼리서 바라다볼 줄을

안다는 것일 겁니다.


이제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

세월의 노안에 멀리 보아야 함이

안타까움이 아니라 사랑을 보는 지혜라 합니다.


오늘은 먼 하늘을 올려다 볼까나요.

세상 어느 먼 하늘 아래의 그리움들이 다 아름답습니다.

다 사랑입니다.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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