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의 아침,
용서받아야 할 짐을 잔뜩 짊어진 죄인이 되어,
눈물의 고해를 준비하며 긴 행렬의
끄트머리에 선다.
기도 중에 바라본 담장 너머로,
부대찌개 집 문을 열고 나와
포장된 음식을 담은 비닐봉지를
들고 걸어가는 여인의 발걸음이 가볍다.
대림의 나는 죄인이 되어
줄지 않는 줄의 끄트머리에서
부끄럽지 않은 교만과
죄 아닌 죄를 내밀며
매일의 같은 기도속에서
매년 같은 속죄를 구하며
나의 평화를 기원하는데,
여인은
만 육천 원어치
향긋한 행복을,
따뜻한 평화를,
매콤한 즐거움을
비닐봉지에 담아,
나누려 간다.
밤새 내린 첫눈 소복한 길을
조심스레
종종걸음
나누려 간다.
대림의 부대찌개 - 김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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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을 눈 앞에 둔 대림 4주 주일,
고해의 촛불을 밝혀 봅니다.
죄 아닌 죄를 고백하며,
가슴 속 깊은 부끄러움은 채 꺼내지 못하는 고해이지만,
그 부끄러움마저도
주신 자유의지로 살며시 덮어봅니다.
어지러운 세상에서
인간의 본성이 드러날 때,
선함과 악함의 차이와
정의의 기준과
신앙의 의미를 생각하며
혼돈의 그 날,
세상에 오신 이유와,
세상에 주신 은총과,
나누라 하신 평화의 무게를 묵상해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스테파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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