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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pr 01. 2022

시들해진 만우절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4월의 첫날입니다.

어릴 적엔 4월의 첫날이면 뭔가 신나고 긴장됐었습니다.

장난스러운 거짓말을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만우절'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거짓말에 속는 친구를 보는 거도 재미있었고, 거짓말에 속아 허탈해졌어도 재미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방송이나 미디어에서도 재기 발랄한 만우절 거짓말 이벤트가 매해 업그레이드되며 신선한 재미를 주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만우절에 대한 이야기가 들리지 않습니다.

간혹 마케팅 차원에서 한 두 곳 업체에서 이벤트성 거짓말 광고를 올리기도 하지만 이내 시들합니다.

어쩌면 만우절 거짓말보다 세상이 더 거짓말 같기 때문일까요.

세상을 거짓말처럼 뒤집어놓은 코로나가 계속되고,

전쟁 안 한다던 러시아가 침공을 해서 세계 경제를 어수선하게 하고,

어느 나라의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도 되기 전에  유세 기간 동안의 공약을 없던 일이라며 하나씩  거짓말로 만들어 가기도 합니다.


세상이 거짓말 같은데 만우절 거짓말은 식상합니다.

매일 듣는 거짓말이기에 만우절 거짓말은 축에도 못 들어갑니다.

이러다 어쩌면 4월 1일은 1년에 한 번 진실만 말하는 날이 되지도 않을까 하는 망상도 해 봅니다.


바람 불어도 꽃은 핍니다.

마른 가지 사이로 새싹은 피어납니다.

세상의 거친 우매한 말속에서,

우리들은 반짝이는 지혜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반짝이는 오늘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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