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길 - 이해인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꽃의 길은
아름답지만
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즉시 오던 길로
떠나야 하는 꽃
사랑의 어리석음을
이해할 줄 아는 꽃
만남과 이별의 때를
참으로 분명히 아는
꽃의 고요
꽃의 지혜
그의 길은
멀지만
그만큼
아름답다
꽃의 길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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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아름드리 벚나무들에 지천이던 화사한 꽃들이 다 떨어지고, 어느새 나무는 초록을 가득 품은 여름 나무로 서 있습니다.
오래 있을 줄 알았던 꽃들은 그렇게 옷을 갈아입습니다.
연분홍 꽃들에서 노란색으로,
다시 철쭉 빛 아지랑이로 저 멀리 피어납니다.
시인의 말처럼, 만남과 이별의 때를 참으로 분명히 아는 꽃들입니다.
아쉬워 붙잡아도,
미련에 휘저어도,
때를 아는 꽃들은 그렇게 오고 갑니다.
꽃들도 아는 사랑의 어리석음을,
우리만 여태 모르고 살아갑니다.
자연은 다 아는,
피고 지고 차고 기우는 그 순리를,
우리 사람들만 매양 잊고 사나 봅니다.
길가의 꽃에서 지혜를 배웁니다.
낮은 골목의 들꽃에서 고요를 배웁니다.
붓 끝에 시 한 줄 꺼내 적시며,
봄이라 웅성이는 사람들의 들썩임 중에서,
꽃이 들려주는 세상의 지혜를 빌려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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