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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김경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제주에서 올라 온 귤이

이제 한 알 남았다


제주의 바람과

제주의 햇살과

제주의 땀과 웃음과 눈물이

가득 담긴 제주 귤


마지막 한 알을 입에 물어

제주를 삼킨다


제주가 참 달다


귤 -김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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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우내 먹던 귤이 어느새 다 사라지고 식탁에 덩그러니 한라봉 하나가 남았습니다.


이리저리 미루다 마지막 남은 한라봉 하나를 까 봅니다.

새콤한 향이 코 끝에 퍼집니다.

어쩌면 정말 이 향은 제주의 향일지도요.

제주의 바람과 햇살을 담고

제주의 웃음과 땀을 담고

제주의 사람과 마음을 닮은

그런 제주의 향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합니다.

그렇게 지난겨울은 방안엔 제주향으로 가득했었겠지요.


겨울을 보내며 마지막 남은 한라봉을 입에 넣으면서 올 한 해를 가득 담을 겨울의 귤을 기다려봅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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