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말을 아끼는 지혜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저런 경험과 배움이 많아집니다. 그게 다 지식이 됩니다.

그렇게 머리에서 모여진 지식은 가슴으로 내려가 삶의 지혜 한 방울로 익어갑니다.

지식은 머리에서 모이고 지혜는 가슴에서 배어 나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입이 가벼워집니다.

머리에 모인 삶의 지식이 가슴으로 내려가기 전에 열린 입으로 먼저 새어 나옵니다.

그러니 지혜는 쌓이지 않고 설익은 지식만 입에서 나옵니다


그리 나오는 말들은 모양이 거칩니다

그리 나오는 지식은 성질이 차갑습니다.

그러기에 듣는 이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주변에 화를 돋우기도 합니다.

어설픈 허울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나이가 들수록

말을 아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가 많이 알수록

입을 닫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세상에 나누어야 할 것은 내 지식의 자랑이 아니라 소중히 모은 지혜 한 줌입니다.


조용히 입을 다물고

내 가슴속에 지혜 한 방울 모아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오월의 시 -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