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월 그날이 다시오면 - 김경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남풍 불던 그 곳 빛 고을

견줄 곳 없는 무등의 줄기 따라 너른 들 그곳에

빛 좋은 오월 그날에

우르릉 쾅쾅 천둥이 울고

번쩍번쩍 날카로운 벼락이 쳐서

다시 올 봄을 외치던 여린 꽃잎 떨어지고

초록 들판 달리던 작은 풀잎 스러져

붉은 땅 황토엔 핏빛 눈물이 스며

어흐라 대한이여

어흐라 민주여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붉은 꽃잎 붉은 눈물 뜨거운 가슴

둥근달 그리는 망월 벌판에서

살아 남아 불러보는 그대들 이름

여태껏 멈추지 못할 통한의 눈물이

여태껏 밝히지 못한 회한의 그 날이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부끄러운 심장을 적시고 울려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아직도 그날처럼 천둥 번개 울고 치는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붉은 꽃 피고 지는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 김경근

------------------------------

어린 시절, 부모님 세대가 들려주던 6.25 전쟁의 이야기가 그 당시엔 불과 2-30년 전 이야기였습니다.

먼 옛날이야기 같은데 말이지요.

그런데 5월의 그날도 벌써 43년 전 일입니다. 아직도 엊그제 같은데 말이지요.


올해 오월 그날도

한숨은 바람이 되고

눈물은 비로 내려 젖은 바닥에

부끄러움으로 서성대는 발자국을 보탭니다.


세상 어느 곳에선 여전히

오월의 그날 같은 아픔이

오월의 그날 같은 황망함이

오월의 그날 같은 비장함이

남아있지만

부디 돌아올 다음 오월엔

인간의 헛된 탐욕이 잦아들고

그 자리에 세상의 평화가

그 자리에 따스한 사랑이

그 자리에 행복한 웃음이 흘러넘치는 날들이 되길 소망해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오월그날이다시오면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노라면 #사는이야기 #손그림 #감성에세이 #시 #수묵일러스트 #묵상 #묵상캘리 #김경근 #캘리에세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말을 아끼는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