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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음을 풀며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갑니다.

입은 꽉 다물어 턱이 뻐근하고,

붓을 잡은 손가락은 뻣뻣합니다.


요즘 들어 나도 모르게 글에 날이 서 있음을 봅니다.

욕심이 들어가 있습니다.

욕망이 들어가 있습니다

편견이 스며들고

분노가 배어있습니다.

말미엔 평화를 빌면서도 정작 글은 날선 뾰족함을 내밀었던 건 아닌가 생각도 해 봅니다.


내가 느끼는 글이 그러하니 읽는 이들도 맘은 편치 않으리라 생각도 듭니다.

다시 마음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다시 사랑을 나누어야 하겠습니다.

붓 길에 힘을 빼고

글에 색을 빼고

마음에도 힘을 풀고

흰 마음으로

빈손길로

그렇게 바람을 느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늘을 보아야 하겠습니다


딱딱해진 가슴을 풀어야 하겠습니다

털어내고 비워낸

빈 마음 그 자리에 다시 평화를 채워 보렵니다.

다시 평화를 나눠 보렵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하루가 되길 기원하면서 말이지요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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