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분별의 마음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시비분별 是非分別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는 시비와, 같고 다름을 말하는 분별을 같이 이르는 말입니다. 둘 다 살아가며 내리는 우리의 판단에 대한 단어입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같고 다름을 구분하는 분별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로 다른 많은 사물들의 조화를 잘 깨달으며 살아가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큰 지혜 중에 하나이니 말이지요.


그런데 옳고 그름을 가리는 시비심이 문제입니다.

내가 옳고 너는 틀리고, 이것이 바르고 저것은 잘못되었다는 나의 마음이 갈등의 시작이 이 시비심입니다. 그러기에 세상의 많은 다툼과 대립은 이 시비심에서 비롯하지요.


돌아보면, 우리는 살아오면서 수많은 시비를 가리며 살아온듯합니다. 나름 올바른 일이라 한 것들, 평등한 결정이라 한 것들, 그런 수많은 일들이 세월이 흐르고 나니 종종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그런 일들도 많습니다.

또한 올바름을 기준으로 한다던 수많은 결정의 시간들이 과연 모두에게 올바름의 기준 아래 행해졌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1 더하기 1의 수학적 기준은 시비를 가릴 수 있지만, 세상의 도덕적 이치는 시비를 가릴수 없는 것임을 세월이 흐른 요즘에야 새삼 느낍니다.

너도 옳고 너도 옳다던 황희 정승의 판단은 우유부단함이 아니라 시비심을 없앤 지혜의 대답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연일 세상의 다툼이 소란스럽습니다. 서로 자기가 맞다 하지요. 그 뒤로는 지지하는 무리도 생깁니다. 결국 진영의 싸움이 되곤 합니다.

정치도 종교도 마음도 시비심을 떨치지 못하고 제 마음만 보는 세상입니다.


무도 無道의 시기, 내 마음의 눈만이라도 시비 없는 분별심으로 세상을 보기를 기대해 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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