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잔을 부딪친다는 것은
너와 나의 마음을 부딪치는 일이다
내 외로운 마음을 네게 기대고
네 쓸쓸한 마음을 내게 비비며
우리의 추운 마음을
서로의 마음으로 데워보자는 이야기다
잔을 부딪친다는 것은
우리가 함께 있음을 확인하는 일이다
외로울 때 네가 내 옆에 있고
괴로울 때 내가 네 옆에 있으니
쨍 소리 내며
함께 있음을 확인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잔을 부딪친다는 것은
내가 네 앞에
내가 네 앞에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잔을 부딪친다는 것은
내가 너를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잔을 부딪친다는 것은 -김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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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술을 자주 먹지는 않습니다만,
오랜만에 아내와 식탁에서 술을 한잔 마주합니다.
딱히 특별한 일은 없지만
딱히 기념일도 아니지만
작은 잔 마주치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작은 잔 마주치는 소리가 조금은 편안한 요즘입니다
잔을 마주친다는 일은
그렇게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공감하고
그렇게 서로의 안위를 걱정하고
그렇게 서로의 사랑을 받아주는 일입니다.
잔을 마주치는 소리가 자주 들리면 좋겠습니다
거창한 축배는 아니어도,
공감하고, 위로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귓가에 속살거리듯
세상 곳곳에서 잔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면 좋겠습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