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 단상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복덕방이라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제게 복덕방이란 단어는, 장기판을 마주하고 앉아있는 아저씨들, 때론 막걸리 냄새가 스며있는, 때론 서로 언성 높인 말다툼이, 때론 껄껄거리는 웃음이 같이 뒤섞인 그런 장면으로 기억되는 단어입니다.

부동산 중개는 핑계일 뿐, 동네 지인들끼리 모여서 소일하며 보내는 마을 이야기의 중심이었던 그런 공간이기도 했지요.


부동산 투기가 정점을 이룬 후 언제부터 복덕방이란 단어는 사라지고 '부동산 중개소', '공인중개사'라는 단어가 대체되었습니다


福과 徳을 나누어주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은

복덕방이라는 단어는 사라집니다.

이젠 부동산 거래에서도 복과 덕은 사라지고, 그저 사무적인 문서와 세금만이 남게 되었지요.


사라져 간 단어를 뒤적여보다가, 사라져간 추억 한 조각도 들먹여보는 오후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추억 속에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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