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술 -김경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우짜쓰까 우짜쓰까

약속도 없이 말도 없이

워째 그리 급하게 간다냐

워째 그리 서둘러 떠난다냐

그라지 말고

밥 한술 뜨고 가그라잉

먼 길잉께

한 길잉께

언자 또 볼랑가 모릉게

따순 밥 한 술

찬찬히 뜨고 가그라잉

그랴 다들 가는 길

그랴 나도 금방 갈 거이니

든든한 발길로

바람 따라 세월 따라

세상 구경 다 하다가

어느 날 나 일어설 제

바람으로 마중 오게

햇살로 마중 오게

그때도 내 지금처럼

밥 한술 떠갈 테니

그때도 지금처럼

오붓이 마주 앉아

밥 한술 나눠 보세

천천히 편히앉아

밥 한술 뜨고 가그라잉

우짜쓰까 우짜쓰까

밥 한 술 - 김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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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때,

밥 한 술 뜨고 보내고픈 게 우리네 마음입니다.

황망한 이별은 더욱 그렇습니다

안타까운 헤어짐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때 그 날은 더더욱 그랬습니다


이별 인사도 못하고

밥 한술도 못 떠주고

그렇게 젊은 세월들을 보냈습니다.


그날의

먼 길, 외로운 길

언제나 아픔은 살아남은 이들의 몫이기에

그 아픔은 우리가 겪고

그 슬픔엔 우리가 젖을 테니

젊은 영혼들은

세상을 바람으로

천지를 햇살로

천천히 돌고 돌며 누리길 바랍니다.


그대들 앞에

뜨끈한 밥 한 술

차려봅니다.

평화로운 안식의 시간이길 기도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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