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찬장을 뒤지다
어머니를 만납니다
병 입구는 꼬깃꼬깃 신문지로
무심한 듯 말아 막고
연초록 소주병에 반쯤 남은 참기름 병
고소한 웃음으로 어머니가 계십니다
밥은 챙겨 먹었니?
반찬이 그게 뭐니.
열린 뚜껑 사이로
어머니의 고소한 잔소리가 쏟아져 나옵니다
찬 밥 한 그릇에,
살짝 신 김치 몇 조각,
남은 반찬마저 넣고
그 위로 어머니의 참기름 한 방울.
쓱쓱 비벼 크게 푼 숟가락 위로
참기름 냄새 엄마 냄새
그 냄새 맡은 콧등으론
울컥 눈물 두 방울
어머니의 참기름 - 김경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