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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r 04. 2020

마흔 번째 봄 - 함민복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마흔 번째 봄 / 함민복

꽃 피기 전 봄산처럼
꽃 핀 봄산처럼

꽃지는 봄산처럼
꽃 진 봄산처럼

나도 누구 가슴
한번 울렁여 보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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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봄이면 어김없이 그려보는 글귀 중 하나가 함민복 님의 '마흔 번째 봄'입니다

봄을 만난 지 한 해 두해
그렇게 봄을 맞이합니다.
이 봄에는
꽃 피기 전 봄 산이
꽃 핀 봄 산이
그렇게 마음을 울렁입니다.
꽃 지는 봄 산이
꽃 진 봄 산이 그렇게 마음을 흔듭니다

해마다 봄이 오면
그렇게 마음은 어린 연둣빛으로 출렁입니다

비록 어수선한 오늘 봄 산이 보이지 않아도
비록 답답한 세월에 봄 꽃이 보이지 않아도
우리 가슴 한구석
울렁이는 봄바람은 불어올 겁니다
우리 눈길 한편
여린 빛 꽃 한 송이 피어날 겁니다.

그렇게 오늘은
누군가 나의 가슴을 울렁여줄까요
우리도 가슴 한번 울렁여봅시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포근한 봄맞이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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