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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ug 06. 2020

바다를 잃어버리고 - 이성선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한조각

바다를 잃어버리고 / #이성선

바다를 바라보다가
바다를 잃어버렸습니다.
바닷가를 거닐며
바다를 찾고 있습니다.
당신에 너무 가까이 있다는 것은
당신을 잃는 것입니다.
당신을 다 안다는 것은
당신에 대하여 눈을 감는 일입니다.
사랑도 그러합니다.
이 가을에 이젠 떠나야겠습니다.
멀리서 더 깊이 당신에 젖고 싶습니다.
당신의 눈동자와 흔들리는 가슴
물새들의 반짝임도 울음소리도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두고 들어야겠습니다.
당신이 보내신 편지를 읽듯이
멀리서 떨리는 손으로
등불 아래서 펴 보아야겠습니다.

======================
이렇게 긴 장마를 겪은지도 꽤 오랜만입니다.
어릴 때 비가 오래 왔던 기억이 납니다만, 이만큼 길었을까 싶습니다.

마르께스의 소설 '백년동안의 고독'에 보면 수년간 장마가 계속되는 장면이 있었지요. 소설의 내용보더 그 지리한 장마의 장면묘사에 마음이 답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빗소리를 좋아하고 비도 좋아하는 저이지만,
긴 장마엔 집안뿐 아니라 마음 한구석도 꿉꿉해집니다.

그렇게 세상사엔 적당한 선이 있는가봅니다.
바다를 보며 바다를 잃어버린 시인처럼,
긴 장마에 비의 시원함도 무색해짐일까요
너무 가까이 있다는것은
당신을 잃는 일이라 합니다.
비가 가까이 있으니 그 신선함도 옅어지나 봅니다.

이젠 잠시,
이 습기를 날려줄 태양이 필요합니다.
곡식이 자랄 막바지 기운이 필요합니다
당신을 기억 할 거리가 필요합니다.
등불 아래에서 기억 할 당신이 필요합니다.

세상 모든 그리움의 간절함을 응원합니다
 - 사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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