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결혼식날 당신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루이스, 당신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어요. 난 당신을 잘 알지 못했지만 어떤 이의 이야기를 통해 소식을 들었을 땐 나 역시 당신이 심장병에 걸렸다는 게 거짓이 아닐지, 심장병이긴 해도 그걸 이용한 게 아닌지 의심했으니까요.
당신의 두 남편이 당신의 몇 해 남지 않은 인생을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헌신했지만, 그 두 남편은 당신보다 빨리 세상을 떠났고요. 첫 남편과의 사이에서 난 딸은 어릴 때부터 당신이 놀라지 않도록 숨죽여 산 것도 모자라, 자발적으로 그 어리고 젊은 인생의 시간을 당신에게 헌신했다고 들었습니다.
사적인 이야기를 알고 있고, 그걸 알고 있다고 밝히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미 모든 일이 끝난 이상 다 알고있다는 사실도 너그러이 용서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요청도 무례하긴 마찬가지인가요?) 사실은 여기에 쓴 것 이상으로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고요.
무례하지만 이 이야기를 꺼낸 건 궁금했기 때문이에요.
당신은 주변의 그 모든 헌신을 바라지 않았는지요?
당신에게 헌신한 이들을 어떻게 생각했는지요?
이 소식을 내게 전해준 이가 보았던 당신은 정말 당신이었을지요?
알고 있습니다. 이미 심장이 멎고 죽은 당신은 절대 답할 수 없지요.
하지만 당신이 살아있다고 해도 내가 정확한 답을 듣는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의 진실이 무수한 질문과 답 사이에 우리가 확신할 수 없는 형태로 있을 뿐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회신 없을 편지에 질문을 담아 보냅니다.
평화 속에서 편히 쉬세요.
당신의 이름을 딴 소설의 독자가.
천천히 가자, 멈추지만 말고.
멈추지 않는 이상 얼마나 천천히 가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