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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나무 Jan 31. 2023

재미있는 어원은 아닙니다 - 교세라와 명성황후 시해사건

교세라와 명성황후 시해사건

지난번에 교세라의 어원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교세라 얘기가 나왔으니 한가지 첨언합니다. 창업주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의 존경받는 기업인 3인중 한명이라 소개르렸는데요, 그런데 이나모리 가즈오는 을미사변乙未事變, 즉 명성황후明成皇后 시해 사건과 멀지만 간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1895년 발생한 수치스럽고 비극적인 명성황후 시해사건은 일본 공사 미우라 고로三浦梧樓와 낭인浪人들, 그리고 조선인까지 가담한 처참한 사건입니다. 조선인으로 시해에 앞장선 행동대장 우범선禹範善 은 무과에 급제한 정식 관리로 휘하에 부하를 거느린 부대장이자 장교로 사건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역적입니다. 그의 아들이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육종학 자 우장춘禹長春.1898~1958 박사입니다.


우박사는 아버지의 잘못을 사죄하고자 아버지의 나라 한국을 (우장춘의 어머니이자 우범선의 아내는 일본인, 우장춘박사 본인의 아내도 일본인입니다) 비밀리에 방문하여 한국 농업 기술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남겼습니다. 견부호자犬父虎子인 셈입니다.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우박사의 가장 큰 공적은 새로운 종자의 한국 보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박사의 노력으로 단순했던 한국의 농작물 수가 크게 늘어나고 우량 종자 개발로 생산량도 많아졌습니다. 우리가 지금 먹는 배추와 제주 귤, 그리고 한때 ‘농업 혁명’을 주도헸던 통일벼는 그의 대표적인 업적입니다. 


일본 이름이 스나가 나가하루須永長春인 우박사는 아내 와타나베 코하루渡辺小春 사이에 2남4녀의 자녀를 두었는데 4녀인 스나가 아사코須永朝子가 이나모리 가즈오稲盛和夫라는 일본인과 결혼했습니다.

이나모리가 바로 교세라의 창업주이자 KDDI의 창업주로, 말씀드린대로 그는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3인의 기업가중 한명입니다. 우장춘박사가 교세라 창업주 이나모리의 장인이 된 것으로 곧 이나모리 장인의 아버지가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핵심 인물 우범선이 된 것입니다. 

우범선의 가족 사진입니다. 왼쪽부터 견부犬父 우범선, 호자虎子 우장춘, 우범선의 처 사카이 나카

출처는 KBS 역사 스페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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