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떨리는 지남철로 살도록 노력할게요! 선생님~
내 마음속에 스승님이 계신다. 스승의 날이 되면 언제나 생각이 난다. 한 번도 직접 배운 적이 없는데, 내 삶과 일의 스승으로 모시고 있다. 선생님은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몇 차례 만난 적도 있고, 선생님께서 직접 내려준 차를 얻어 마신 적도 있다. 자선경매에 시화를 기부해 주셔서 만났고, 비영리재단의 이름을 글로 써 주셔서 만났고, 강의를 요청하고 준비하느라 만났다.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분이었다. 그리고 엄청난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분이었다.
신영복( 1941년 8월 23일~2016년 1월 15일) 선생님.
'담론(신영복, 2015, 돌베개)'이 2015년 출간될 때,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라는 부제를 달고 있었다. 그동안 신영복 선생님의 책은 무조건 사서 무조건 읽고 무조건 책장에 가장 좋은 자리에 두고, 무조건 재독을 하고 있던 터라 책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구입해서 읽었다. 읽으면서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정말 이 책이 마지막 책이 되고, 마지막 강의가 되었다.
첫 장에서 선생님은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당부 말씀을 전한다.
'한 한기 동안의 아름다운 동행을 부탁합니다. 우리의 교실이 세계와 인간에 대한 각성이면서 존재로부터 관계로 나아가는 여행이기를 바랍니다. 비근대의 조직과 탈근대의 모색이기를 기대합니다, 변화와 창조의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선생님과 나의 둘만의 교실이 펼쳐진 느낌! 행복하면서 긴장된다. 선생님과 같이 있어 행복한데, 나의 못난 구석이 하나, 둘 드러날 것이 분명해서 불안하다.
'변방이 창조의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전제가 있습니다. 중심부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어야 합니다.', '모든 사회운동은 예술적이어야 합니다', '최대의 희생으로 최소의 효과를 얻는 것이 훨씬 더 인간적입니다.', '변화 그 자체를 이미지화함으로써 현실의 개혁과 진정한 변화의 열정을 소멸시키고 있습니다.', '위악이 약자의 의상이라고 한다면, 위선은 강자의 의상입니다. 의상은 의상이되 위장입니다.' 등등등....... 생각해야 것, 반성해야 할 것, 알아야 할 것, 실천해야 할 것이 가득한 책이다.
선생님의 마지막 당부는 북쪽을 가리키는 떨리는 지남철이 되라고 하시는 것 같다. 늘 돌아보고 양심이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 깊이 새기고 실천하고 싶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 사단법인 더불어 숲 과 함께 신영복 선생님 소리아카이브를 만들었다. 선생님의 육성을 만날 수 있다. 소리아카이브에 신영복 선생님 육성을 담고 나니, 그나마 제자의 노릇을 한 것 같아 참 좋았다.
http://soriarchive.net/shinyoungb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