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표현의 선동에는 대항 표현이 방법이다.
내가 일하는 곳은 다양성의 가치를 참 중요히 여긴다. '다름은 차별과 배제의 원인이 아니며 창조와 창의의 원천'이라는 생각으로 일을 한다. 하지만 사실 '다름'이라는 상황은 그리 편한 상황이 아니다. 같은 성향과 같은 편, 같은 언어, 같은 생각의 사람과 집단과 교류할 때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편견에서 시작해 집단학살로 이어질 수 있는 혐오의 피라미드를 보여 준 '말이 칼이 될 때'(홍성수, 2018, 어크로스)라는 책은 우리 사회의 차별과 배제의 문제를 '혐오 표현'을 키워드로 풀어나가는 책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한마디 던졌는데, 상대가 발끈하면 '넌 왜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비냐' 혹은 '신경 꺼 농담이야. 소심하게' 등으로 맞받을 때를 종종 본다. 그런데 무심코가 아니라 작정을 하고 상대방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말을 들었다면 어떨까?
머릿속에만 있는 편견은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편견을 밖으로 드러내는 순간 혐오 표현이 된다고 한다. 혐오 표현은 소수자를 사회에서 배제하고 차별하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혐오 표현을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려는 시도도 있지만, 혐오할 자유는 사실 없는 것이다. 어찌 보면 표현의 자유가 더욱 보장되어야 하는 쪽은 '소수자'일 것이다.
저자가 왜 혐오 표현을 키워드로 삼았는지는 ‘혐오의 피라미드’를 통해 설명이 가능해 보인다. 보이지 않던 편견은 혐오 표현을 통해 외연화되고, 차별행위를 통해 사회화된다. 그리고 증오 범죄로 이어지고, 최종적으로 집단학살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혐오 표현이 방아쇠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혐오의 피라미드를 완벽히 재현한 역사적 사건들이 어렵지 않게 떠 오른다.
이 책을 저자의 입을 통해 찬찬히 들어 볼 수 있는 강의가 유튜브에 있다. 티앤씨재단에서 마련한 콘퍼런스에서 저자는 '혐오 현상의 이해와 과제'라는 내용으로 발표했다. 살펴보시길!
https://www.youtube.com/watch?v=aBhArN9af44
혐오 표현의 선동을 막는 중요한 방법으로 저자는 '대항 표현'이 있다고 했다. 대항 표현이 가능해 지기 위해서 법과 제도가 철저히 대항 표현에 대한 혐오의 보복을 막아야 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아주 오래전부터 이야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제정되지 않고 있다. 왜 제정에 반대하는지 읽어봐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혐오의 피라미드를 쌓지 않기 위해서라도 차별금지법 제정이 하루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저자가 책에 사인을 해 주었다. 다음세대재단에서 다음은 많은 다(多) 그리고 소리 음(音)이라는 의미도 있다. 다양한 소리의 가치를 귀히 여기는 일자리로 만들어 갈 것이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5월 25일부터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청원'을 시작한다고 한다. https://equalityact.kr/20210507-2/
관심있게 지켜봐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