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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Jul 20. 2016

만년필을 공부해 보자

만년필 교과서 2종

만년필을 좋아한다고 얘기하고 다니면서 종종 듣게 되는 질문이 있다. "만년필 처음 써 보려고 하는데 어떤 만년필을 쓰면 좋을까요?"..... "흠... 만년필마다 매력이 다 있어서.. 뭘 쓰면 좋을지는 저도... 만년필 종류가 많은 대형 문구점에 가셔서 직접 손에 잡아보고 선택하시면 될 것 같은데...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펜촉 굵기도 다 다르고... 디자인도..."........ "그래도 하나 딱 추천해 주신다면?"..... "정말 모르겠어요 ㅠㅠ"


그렇습니다. 나에게 맞는 만년필을 찾는다는 것은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는 것과 같아 보입니다. 맛있어 보였지만 먹으면 맛이 없거나, 이상할 것 같았는데 맛있거나, 바로 이 맛이야! 했지만 다음에 먹으면 맛이 없거나.


가장 좋은 공부는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것인데, 이게 불가능하니 책을 통해 머리로 공부를 해 보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닐 것 같습니다.




만년필을 공부할 수 있는 2권 책을 소개합니다.


1. 만년필입니다 / 박종진 지음 / 엘빅미디어 / 2013년 (http://durl.me/cr26bw)

만년필입니다 / 박종진지음


이 책을 지은 저자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처럼 만년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 있을 거야!'. 그래서 찾은 카페가 '펜 후드'(http://cafe.daum.net/montblank)입니다. 제 만년필 지식의 대부분을 이 카페에 의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 책의 저자인 박종진 님은 펜후드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었고 '파카51'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트위터(https://twitter.com/parker51pen)를 팔로워 하면 다양한 펜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제가 좋아하는 만년필의 흐름이 갑자기 안 좋아져서, 잉크가 나왔다 안 나왔다를 반복했고 더 이상 쓸 수 없을 것 같아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펜후드 카페를 들어가니 '만년필 수리'가 있었고, 을지로에 있는 '만년필 연구소'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에 수리 접수를 받고 수리를 직접 한다는 내용을 발견했습니다. 사설 수리? 믿어도 되나? 후기를 읽어보니 문제 있었던 만년필의 화려한 부활을 칭송하고 있었습니다. 그래 가보자!


만년필을 들고 수리비로 받는다는 잉크 한 병을 사 들고(그렇게 모은 잉크는 산간벽지에 있는 학교에 기부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을지로 만년필 연구소'를 찾았습니다. 거기서 만난 분이 이 책을 쓴 박종진님 입니다. 조그마한 사무실에 사람이 꽉 들어차 있었습니다. 만년필 덕후들을 다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제 차례가 되었고 만년필 증상을 이야기하니, 루페로 닙을 쓰윽 보고 난 후 몇 차례 닙을 만졌는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제 만년필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잉크를 부드럽게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장인이다!


그는 만년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애정을 가지고 있고,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1장과 2장에서는 만년필의 탄생과 진화를 다루고 있는 있습니다. 3장에서는 파커(Parker),  쉐퍼(Sheaffer), 워터맨 (Waterman),  몽블랑(Montblanc), 펠리칸(Pelikan), 파이로트(Pilot), 플래티넘(Platinum), 세일러 (Sailor), 오로라(Aurora), 오마스(Omas), 라미(Lamy) 등 세계적인 만년필 브랜드 11개의 설립과 성장과정, 대표적인 만년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4장과 5장에서는 만년필 구입 방법, 사용, 간단한 수리, 세척 등 실용적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책 표지에 있는 3가지 종류의 만년필은 저자가 현대 만년필의 명작이라고 뽑은 몽블랑 149, 파카 51, 펠리칸 소버렌 M800입니다.




2.  만년필 교과서 / 켄코샤 편저 / 부윤아 옮김 / 박종진감수 / 디자인이음 / 2015 (http://durl.me/cr2uvb)


만년필 교과서


책 제목에서 유추 가능하듯이 만년필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책입니다. 한 권정도 옆에 두고 있으면서 쓰윽 쓰윽 넘겨보기 좋은 책입니다. 올 컬러의 사진들로 책이 구성되어 있으며 만년필은 물론 만년필을 둘러싼 아이템(잉크, 파우치 등) 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1장에서는 만년필 잡는 법, 구조, 초급을 위한 Q&A 등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2장에서는 만년필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그리고 처음 선택할 수 있는 만년필 종류를 카탈로그 형식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3장에서는 중급, 고급자들을 위해 쓴 것으로 평생 사용할 만년필, 한정판과 감상용 만년필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4장에서는 잉크와 펜케이스 등 만년필 관련 아이템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실 만년필에 입문하게 되면 잉크와 종이 그리고 펜케이스에 관심을 갖제 되는 것이 코스입니다. 5장에서는 만년필로 손편지를 쓰는 방법과 받는 이에 따라 만년필을 어떻게 골라 써야 할지 쓰고 있습니다. 진정 마니아 경지의 내용입니다. 마지막 6장에서는 만년필의 역사에 대해 쓰고 있는데 저자가 일본인이 만큼 일본에 좀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작가들이 사랑한 만년필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일본과 한국의 만년필 가게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는데 유용합니다.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만년필 가게는 다음과 같네요. 한번 참고해 보시길!


일본 만년필 가게 가이드

1. K. Itoya (http://www.ito-ya.co.jp/) : 1904년 창업. 110년된 문구점. 고급 필기구는 별관
2. 마루젠 마루노우치 본점 : 1869년 창업. 일본 최초 만년필 수입 판매. 특별한 만년필을 만날 가능성
3. 이세탄 신주쿠점 멘즈관 8층 : 럭셔리 브랜드를 만날 수 있고, 조용해서 천천히 볼 수 있음
4. 가와쿠포 만년필(http://kawakubofp.com/) : 만년필 전문 인터넷 쇼핑몰
5. 유로박스(http://euro-box.com/) : 빈티지, 희소한 만년필을 만날 수 있는 곳
6. 나가사와문구센터(http://kobe-nagasawa.co.jp/) : 1882년 창업. 잉크 등 만년필의 모든 것
7. 한신 우메다 본점 : 쇼케이스가 매우 아름다움


한국 만년필 가게 가이드

1. 베스트펜(비젠)(http://bestpen.co.kr/)
2. 승진문구유통(http://munguland.com/) : 문구 매니아의 성지. 협소한 공간에서 보물찾기
3. 펜샵코리아(http://www.penshop.co.kr/)
4. 숭례문수입상가 만년필 매장 : 보물창고 같지만 만년필에 좀 익숙해지고 찾아가면 좋을 곳
5. 교보문고 : 대형서점에서 쉽게 만년필을 만날 수 있는 곳




알면 알 수록 애정 할 수 있으니 만년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2권 책을 옆에 두고 읽어 보시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만년필을 실제 활용해서 뭔가를 하고 있는 분들의 책을 좀 소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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