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의 임상연구 종료

언젠가에 얽매이지말고, 지금 현재를 행복하게

by 사계절


"너무 잘 되셨어요!"


대부분 약 처방을 받으시는데,

아버지 약을 처방받지 않아 다행입니다.
연구 담당 간호사님의 축하 인사가 건네졌다.


"아버님도 어머님도,

따님도 사위 분하고 고생하셨어요!"



2025년 3월,
아버지는 초기 파킨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 참여하셨다.
6개월 동안 약을 복용하며 변화를

관찰하는 연구였다.

그동안 아버지와 엄마는 늘 함께 동행했고, 한 달에 한 번은 광주에서 서울까지 오르내리며 참여해야 했다.

연구 기간 동안

아버지는 성실하게 참여하셨고,

나는 아버지와 엄마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2025년 9월 25일,

연구 종료 마지막 진료 날,

의사 선생님께서 아버지께 말씀하셨다.

“끝까지 연구를 완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연구는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파킨슨 환자 전체를 위한 연구입니다.”

아버지는

연구를 끝까지 완주했고,
파킨슨 환자 전체를 위해 기여했다는

말을 들으며 자부심을 느껴도 좋다는

칭찬을 받았다.



그 순간,

지난 6개월 동안의 노력과 가족의 동행이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새삼 깨달았다.

돌이켜보니,

아버지의 파킨슨 진단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연구 종료 시점이었다.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고민하다가,

지금 이 시점부터 풀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동안

우리 가족은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고,
아버지의 노화를 바라보며,

'왜 하필 우리 아빠에게 이런 일이...' 하는 원망과 안타까움도 함께 느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그랬듯

분위기메이커 둘째 딸의 역할을 해내며,
“으쌰으쌰”하며 아버지의 하루를 응원했다.

출근길에 매일 전화를 걸었다.

“오늘도 운동하셨어요?

운동하세요~ 아빠, 행복한 하루 보내요!”

‘사랑해’라는 말도 연습 삼아 전했고,
아버지를 만나면 함께 운동을 했다.

워킹맘으로

세 아이를 챙기며 다양한 역할을

행하느라 때로는 지치고 힘들기도 했다.
그 속에서도 나는 침착하고 차분하게

잘 해내고 있었다.

‘나 자신에게도 칭찬할 일’이었다.



남편은

내가 바쁠 때 부모님과 함께

병원에 가주었고,

진료가 끝나면 맛있는 점심을 함께했다.

그리고 부모님과 가까이 살며

아버지의 소소한 일들을 해주었을 우리 언니,
멀리서 안부 전화를 보태며

아버지를 챙긴 여동생과 막내아들,
변해가는 일상을 마주하며

많은 일을 함께 하고 있는 우리 엄마


모두의 작은 노력과 응원이 합쳐진 덕분일까.



선생님께서는

아직 약을 쓰기에는 애매하다며, 운동하시라는 처방을 내리며
평소대로 즐겁게 지내다 만나자며

연구를 마쳤고,
간호사님도 이런 경우는 드물다며 기뻐해주셨다.

이 임상연구 덕분에

나는 부모님과 함께 자주 시간을 보내며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양평 나들이, 남한산성 맛집,

서울랜드, 남산타워 케이블카…


평범한 일상이지만, 모두 감사한 순간이었다.


"불행이 행복이라고 했던가"

어쩌면 나에게 ‘언젠가’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 현재 행복하게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기도 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지금의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함께하는 시간을 잃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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