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힐 듯, 잡히지 않는
엄마는
섬에서 나고 자랐다.
“바다쯤이야.”
거칠 것이 없는 사람처럼
성큼성큼 바다를 향해 걸어간다.
호미에 걸리는 ‘사라락’ 소리.
“여기다!”
조개를 캐낸다.
“엄마! 여기!”
“있니?!”
내심 놀란다.
나는 굵직한 백합조개를
으스대며 건넨다.
엄마는 조용히 웃으며 말한다.
“소리를 지르면 어떡하냐.”
다른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려온다.
이런, 아차!
다시, 옮긴다.
나올 듯 나오지 않는다.
호미로 파고 또 판다.
뻘은 참 신기하고 오묘하다.
내가 파낸 흔적을
감쪽같이 없앤다.
뻘은 그렇게 금세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파볼래?”
하며 유혹한다.
파도파도 끝이 없는
구시포.
안녕.
#사계절 #사계절필라테스 #작가
#바다소녀 #엄마와의 기억 #감성에세이 #일상의 기록 #삶을 쓰다 #가을감성 #그리움 #브런치 추천 #브런치작가 #공감에세이 #추석 #추억 #구시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