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뜨미지근한 배웅

"아!, '엄마' 정말 어렵다."

by 사계절



월요일 아침,

5학년 큰아이의 날카로운

한마디가 들려왔다.


“엄마, 내 옷 빨아놨어?”


어젯밤,

아이 셋 엄마의 일상을 마무리하고

아이들이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도 내 시간을 붙들고 싶었다.


브런치도 기웃,

인스타도 기웃.

그러다 그냥 까먹었다.

세탁기 안에 옷은 그대로였다.


큰아이는 젖은 옷을 보며 날카롭게 묻는다.

“아니, 안 하면 어떡해!

내가 어제 해달라고 했잖아!”


숨을 가다듬는다.

“그렇게 버릇없이 말하지 마.

엄마도 기분 안 좋아.”

한마디만 하고 참는다.


나의 사춘기 시절도 이랬을까?

화가 치밀지만,

요즘 착해지려고 노력 중이었다.

그 찰나를 견뎌야 했다.


첫째 아이의 말투와 눈빛, 뉘앙스에

나를 무시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서

내가 화가 난 거겠지.


사실 더 화가 날 수도 있었다. 일촉즉발.

화가 화를 부른다는 것을 알기에

참으려 애썼다. 다행이었다.


결국 아이는 조용히 옷장 속에서

다른 옷을 꺼내 입는다.


“엄마, 나 갔다 올게.”


대답하지 않았다.


"엄마!" 하고 다시 부르는 소리에

마지못해 나간다.


아직 마음은 풀리지 않았지만,

뜨뜨미지근한 마음이라도

오늘은 그렇게 배웅한다.


!

'엄마'는 정말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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