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몽클레어 패딩

당신의 겨울을 따뜻하게 해 줄게

by 사계절



남편이 쌀쌀해진 날씨에 맞춰

패딩을 ‘당근’하러 나간다고 했다.



나는 무심코,

“무슨 옷까지 당근을 해?” 하고 구시렁거렸다.



잠시, “몽클레어?” 하고 되물었다.

진짜? 그렇게 남편은

몽클레어 패딩을 당근 하러 나갔다.



1년밖에 안 됐고, 35,000원이라며!

“정말 싼 거라니까!” 하며

남편은 후다닥 현관문을 닫고 나갔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몇 백만 원 한다던 그 패딩?

남편은 재주도 참 좋아..

‘이 동네는 비싼 옷도 싸게 내놓는구나… 신기하군.’




나는 내심 그렇게 기대했었나 보다.

나의 겨울 몽클레어 패딩을.



얼마 지나지 않아 당근 하러 간 남편이

패딩을 들고 들어왔다.

그런데…

자기가 입는 것이었다.

거 아니었나...?



거기다, 세상에.

왼쪽팔 어딘가 몽클레어 로고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왼쪽 가슴엔 떡하니

‘몽벨(Monbel)’이라 쓰여 있었다.




나는 어쩌다 ‘몽벨’을 ‘몽클레어’로 들었을까.

심지어 그 옷을 나를 위해 사 오는 줄 착각했을까?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정말 기대하지 않았는데,

사람은 듣고 싶은 말만 듣는가 보다.



남편이 한마디 건넨다.

“누가 몽클레어를 35,000원에 내놓냐!”



요 근래 감기로 아팠어서일까?

아프면 귀도 아픈가 보다...

그날 나는, ‘몽벨’을 ‘몽클레어’로 었다.



그래도 괜찮다.

겨울, 남편의 ‘몽벨’이

그 사람을 따뜻하게 해 줄 테니까.

35,000원에…(음.. 흐..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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