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미니5, 사세요! 펜슬도 함께!
지난 4월 26일 구입한 미니패드를 사용한지 6개월이 넘었다. 작은 사이즈와 가벼운 무게로 보따리 장수처럼 들고다니는 가방에 항상 들고 다니지만, 사실 매일 사용하지는 않는다. 가방을 열때마다 아, 오늘도 들고 왔네? 정도. 그래도 막상 없으면 아쉽고, 가끔 요긴하게 사용할 때가 있는 요물이 아이패드 미니5다. 어딘가 부족하지만 매력적인 아이, 아이패드 프로보다 더 자주 손이가는 아이패드 미니5 사용기를 풀어본다.
우선 포지션. 약 4년만에 리뉴얼된 아이패드 미니5는 참으로 애매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 2세대 애플펜슬을 지원하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프로 3세대가 이미 나온 마당에, 1세대 애플펜슬만 사용 가능한 미니5는 사과공장의 창고세일같달까? 스티븐 잡스가 성격 더러운 디자인빠돌이의 이미지라면, 팀쿡은 수익만 생각하는 성격 나쁜 사장님? (성격이 더러운 건 똑같군) 하지만 그 술수가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필자가 가지고 있는 아이패드 2세대가 1세대 애플펜슬과 호환이 되는 모델이라는 것이다! 프로3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은 덕분에(?) 추가 지출없이 아이패드 미니와 펜슬 궁합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으로 감사한 일이지만, 그래도 꼭! 이렇게 해야만 후련했냐? 사과야!? 라는 외침은 절로 나온다.
두번째는 성능. 아이패드 프로 2세대와 비교해서 다소 버벅임이 간혹 느껴지긴 하지만, 미니5와 1세대 펜슬의 짝짜꿍은 훌륭하다. 특히 아이폰에서 사진을 편집한다던가, 마크업을 할 때 화딱지가 날때가 한두번이 아닌데 펜슬로 스윽스윽 사용하면 그렇게 편할 수가없다. 특히 침대에 누워 펜슬 뒤쪽 끝을 잡고 웹서핑을 하거나 특히 이번에 런칭된 애플 아케이드의 여러 게임을 하면 인간은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이패드로 게임을 하다가 아이폰으로 하려면 내 손가락이 손가락이 아니라 두꺼운 나무토막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애플펜슬의 매력은 상당하다.
세번째는 크기. 사실 아이패드 프로는 고사하고, 10.2형 아이패드도 휴대성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반면 아이패드 미니의 A5보다도 작은 사이즈, (당신이 큰 손이라면) 한 손에 들어오는 사이즈는 이동시에 빛을 발한다. 그립톡이나 가르착 등을 이용해 한 손으로 들 수 있다면, 꽉막힌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이 사이즈는 킨들이나 페이퍼등의 전자책 리더기 사이즈와 비슷한데 여러 앱을 자유자래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자책 읽기에는 최상의 머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영어책은 킨들에 오더블로, 한글은 리디나 알라딘에서 사면 된다) 거기다가 애플 펜슬로 형광펜을 치면 캬아~ 이게 책인지, 저게 책인지 모를 지경이다. 무게도 가벼워서 장시간 사용에도 부담이 없다는 것도 장점. 추가로 중국어와 일본어 학습지를 하고 있는데, 사실 들고 다니면 좀 부끄러울때가 많다. 일주일에 200페이지를 해야하니 무겁기도 무겁고, 얇은 종이가 가방에서 찢기기도 하고. 그러다가 찾은 방법이 양면 스캐너로 200페이지를 이십분만에 재빨리 스캔하고 아이패드에 넣어서 공부하는 것이었다. 어디서나 편리하게 눈치보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이 기기를 매일 사용하지는 않지만, 매일 들고다니는 이유다.
iPadOS로 업데이트를 하면서 달라진 점은 블루투스 마우스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 그런데 마우스 왜 필요한지 사실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마우스보다 애플 펜슬을 손에 끼고 사용할 때가 편리성이 10배 정도 높지 않나 생각되지만. 아마 마우스를 사용케한 건 노트북의 자리를 아이패드가 대체하겠다는 야심에서 시작된 것 같은데, 사실 PC를 대체하기에는 무리가 크다. 맥유저들에게는 일말의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라면 그냥 랩탑을 들고 다니는게 속 편할 것 같다. 그래도 블루투스 마우스도 언젠가 쓸때가 있겠지 하면서 가방에 들어있긴 한데... 키보드 치다가 마우스 찾는것보다 펜슬을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타자를 치다가 바로 쓰는 것도 괜찮다.
추가로 iPadOS에서는 외장하드와 사용할 수 있다고 하여,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어답터를 구입해서 거의 2주만에 받았다. 가로수길 애플스토어를 비롯 여기저기를 발품팔아 다녔지만, 인기가 많아서인지 라이트닝 어답터는 재고가 없었고, 공홈에서 주문을 해서 겨우 받았다. 그런데! 아니 그런데! C타입을 사용하는 프로 3세대와 달리... 라이트닝, 이 거지같은 라이트닝은 전력 제공에 야박하기 때문에 외장하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전력이 필요 ㅋㅋㅋㅋㅋㅋ하단다. 그러니까 외장하드를 쓰려면 어답터에 보조배터리를 물리고 연결해야한다는 것. 외장하드 물릴려면 줄줄이 사탕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건가 현타가 오긴한다.
결론적으로 아이패드 미니5의 휴대성을 살린 무게와 크기는 스마트폰처럼 매일 쓰지 않더라도 미니백이 아닌 이상 가방에 들고다니기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출퇴근 길에 사용이 편하며, 개인적으로는 전자책 리더기의 최강이라고 생각한다. 영상이나 음악을 만들고 편집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들고다니면서 웹서핑이나 간단한 문서작업, 게임을 하기에는 이만한 기기는 없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특히, 애플펜슬이 반드시 함께 써야만 그 진가가 들어난다. 돈이 있다면 사라. 꼭 애플펜슬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