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부동산이 덜(?) 오른 국가 중 하나
하나의 원칙을 기억하도록 하자.
“상승 폭이 커야 하락 폭도 크다.”
산이 높아야 골도 깊은 법이라 하지 않았던가. 한국의 부동산은 얼마나 올랐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올랐을 거란 생각을 할 것 같다. 나 또한 데이터를 보기 전까지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다음 국가별 부동산 가격 상승폭 비교 그래프를 살펴보자. 미국과 유럽 지역 1980년대 이후 평균성장률은 2~3% 수준인데, 반해 한국이 5%를 넘어선다. 그렇다면 한국 부동산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훨씬 많아 올랐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반대이다. 한국 부동산은 다른 국가와 비교할 경우 오히려 매우 안정적인 가격 추이를 보이는 그룹에 속한다. 홍콩, 러시아, 영국이 2~30년 동안 10배 혹은 그 이상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록했으며 유럽 국가들은 3~5배 내외로 가격이 뛰었다. 호주, 스위스, 한국은 2~3배 이하의 가격 상승에 머물렀다.
10배 혹은 그 이상의 부동산 상승을 기록한 국가 : 홍콩, 러시아, 영국
3배~5배 내외의 부동산 상승을 기록한 국가 : 유럽 지역 국가들
3배 이하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록한 국가 : 호주, 스위스, 한국
강남 아파트 값이 얼마가 올랐는데? 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자. 한국과 비교한 국가들 역시 전국 부동산 가격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도심지의 부동산 가격은 서울과 마찬가지로 위에서 말한 상승폭의 몇배에 달하는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장기 불황이 걱정된다?
20여년간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은 어땠을까? 국민소득 1만 불 돌파 이후의 부동산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일본과 비교할 때 정말 세발의 피다. 일본은 1983년 1인당 GDP가 1만 불을 돌파한 이후 1987년 2만 불 돌파, 1995년에는 4.2만 불까지 치솟는다. 그 사이 부동산 가격은 5배 상승했다. 전국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저 정도라면, 도쿄 중심가의 집값은열배 넘게 오른 곳도 태반이었을 것이다. 일본 전체가 그야말로 부동산 광풍이었을 것이다.
한국의 1인당 GDP는 1994년 1만 불 돌파 이후 2006년 2만 불 돌파, 2014년 2.8만 불에 이르렀다. 부동산 가격은 20년간 72% 상승했고 일본과 비교했을 시 상승 폭은 1/4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국이 정말 일본의 장기불황을 그대로 따라갈 수 밖에 없다는 걱정을 해야 할까. 오히려 부동산이 단기간에 서너배 폭등한 이후에 걱정해야 할 문제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