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빼고 삽시다.

나를 괴롭혀 온 생활계획표

by 솔담

어제 도착한 국민연금 가입 내역서를 보다가 놀랐다.

1971년생인 내가 처음 국민연금에 가입한 게 1989년.

중간에 쉰 적도 있었지만 참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

지각 한번 조퇴 한번 하지 않고 긴장하며 살아온 세월을 뒤돌아 본다.

출근하기 전날은 졸리지 않아도 9시면 누웠다.

많이 자야 피곤하지 않을 테고 그래야 아프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하는 건 정말이지 지옥이다.

년월차 없는 직장생활을 연달아 20년쯤 하다 보니 안 아픈 게 장땡이라 생각했다.


이상하다? 왜 요즘은 어깨가 안 아플까? 늦게 자도 피곤하지 않지?

그동안 나는 내 몸의 리듬을 무시한 채 '만약'으로 살아온 거다.

삶에 힘을 주고 잘 살아내려 하다 보니 몸이 아프고 마음도 아팠다.

일이 힘들어서, 주변 사람 때문에, 눈이 와서, 비가 와서

모두 남 탓을 했다.


시간을 몸에 맡기니 몸이 더 가뿐하다.

요즘은 12시 넘어서 자고 눈 떠지면 책을 읽다가 졸리면 30분쯤 또 자다가 일어나 출근하기도 한다.

잠이 부족하면 오히려 깊은 잠을 잤다.

잠 하나도 몸에 맡기지 못하고 계획하며 쓸데없이 몸을 괴롭혀온 지난날.

지금이라도 몸에게 시간을 맡겨야 덜 아프다는 것을 깨달아 다행이다.


쇼핑앱에서 무료로 내년 운세를 봤다.

성공 84점, 애정 91점, 대인 92점, 건강 80점, 소망 90점

올해는 애정운이 탁월하다. 애인이 생기려나?

구름이 하늘에 그렇다고 써준 것 같다.ㅎ

12월 30일 밤. 구름을 확대해보면 글씨를 쓴 것 같다.


20년이 가기 전에 덕담을 들었다.

크고 덩치도 큰 내가 드디어 귀엽단 말을 들었다.

울트라 세븐! 세븐! 세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