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만 50% 바겐세일하는건 아니겠지?
중고책을 읽더라도 생각은 쌈빡하게.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바라보는 인생은 힘겹다. 해도 채 얼굴을 내밀지 않는 시간에 집을 나섰다. 1번 국도에서 우회전하면서 저~기 펼쳐진 논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꾹 눌렀다. 어느 날~ 해 뜨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갓길에 차를 세웠다. 멍하니 바라보다 정신챙겨 출발했다. 이런 된장!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지? 마음은 그렇지만 몸은 어느새 자판기 세척버튼을 누르고 있다.
전지적 관찰자 시점에서 바라보는 인생은 너보다 힘든 사람도 많다. 해는 커녕 달이 동그랗게 떠있는 시간~첫차에 몸을 맡기고 덜커덩 거리는 버스에 마음도 같이 덜커덩 댄다. 성애 낀 유리를 애써 벅벅 닦으며 창밖을 바라본다. 이런 된장! 옆에 끼어드는 오토바이 피하려다 중심 잃은 버스 따라 내 몸이 춤을 춘다. 저런 십장생 같은 오토바이 운전자 덕분에 오늘 일출은 물 건너 갔다.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바라보는 인생은 버스 타고 가나 내차 타고 가나 장단점이 다 있다. 1,500원만 내면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줘, 기름값 안 들어, 앞차 간격 신경 안 써도 돼, 황색 불 씹고 지나간들 딱지 걱정 안 해도 돼~ 이렇게 좋은데 차는 왜 타고 다니는지?-편하자녀~
코가 건조하면 눈치 안보구 콧구멍 후벼도 돼고, 답답한 마스크 안써도 돼고, 옆차와 같은 라인에 서면 괜시리 한손으로 운전대잡고 개폼도 잡다~ 뒷차 경적소리에 아 띱쌔! 승질 드럽게 급하네!! 욕해도 돼.
어느걸 탈건지 선택은 자유.
전철 타고 가는 사람은? 우르르 밀려 타면 가만히 있어도 전철 태워줘, 운 좋으면 다음 정거장에서 앞사람이 내려 잽싸게 앉아서 갈 수 있어, 깜깜한 지하에서는 옆사람들 표정 다 보여, 지하세계에서 나오면 한강에 비치는 은빛 물결에 오늘 저녁은 갈치다!
저어기 달려가는 사람 여기 좀 보소! 아놔, 남들은 껴가는데 너는 한강 끼고 달리냐? 개 부럽다.
내 인생만 50% 바겐세일하는건 아니겠지?
중고책을 읽더라도 생각은 늘 쌈빡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