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은 뒤죽박죽 삐삐네 집.
참 가관인 부모의 모습이다.
요즘 나의 키워드는 '자퇴'다.
자퇴 후 하고 싶은 그림 그리고, 혼자서 검정고시 준비를 한다는 아이에게
검정고시 합격하려고 힘들게 공부하지 말고
3년 고등학교 다니면 졸업장 받을 수 있으니
학교 다녀와서 마음껏 그리라고 했다.
나는 위선 아닌 위선자다.
아이가 공부를 잘한다고 남들한테 자랑하고 싶다.
좋은 대학 합격했다고 자랑하고 싶다.
엄마 고생했으니 돈 많이 벌어서 호강시켜 줄게~라는 말로 힘들었던 하루 위안받고 싶다.
아이가 자퇴한다는 말 하기 전에 없던 저 감정들이 쏙쏙 고개를 내민다. 어디에 숨어 있다가 나온 걸까? 난 하고 싶었던 저 말들을 어떻게 참고 있었던 걸까?
나는 저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아들은?
공부를 아예 하지 않는다.
대학은 가지 않는단다.
지나가는 말이라도 엄마 호강시켜준다는 말은 내뱉지 않는다.
자퇴를 반대하면서도 나는?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 검색하고
다행히 걸어서 5분 거리에 꿈드림 센터가 있다는 것에 안도한다.
학교라는 제도가 싫어서 자퇴한다는 아이에게
또 다른데 소속시키려 하는 나.
요즘 내 머릿속은
뒤죽박죽 삐삐네 집이다.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에
"아주 지쳐 버리지 않도록 해라. 그렇지 않으면 수레바퀴 아래에 깔리게 될 테니까"
라는 말이 있다.
수레바퀴에 깔리지 않도록 아이는 지치지 않게 힘내야 하는데, 나는 벌써 수레바퀴에 깔려 허우적대고 있다.
참 가관인 부모의 모습이다.
아들의 자화상아이는 자신을 잘 들여다보는데
나는 자식을 못 들여다보는 이유는 뭘까?
부모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