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덜 자란 어른의 독백

나, 뒤끝 있는 여자예요.

by 솔담

너는 글을 왜 쓰니?

글을 쓰면서 내가 치유를 받는 것 같아.

첨부터 잘못된 거야. 책 읽는 거 말고 글 쓰는 거 말고 활동적인 걸로 풀었어야 해.

난 집에서 책 읽고 영화 보고 뒹구는 게 좋은데?



누군가가 읽어줬으면 하고 일기를 쓴 적이 있다. 우연을 가장해 놓아 두었지만 그대로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람은 읽고서도 안 읽은 척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나는 잘 들어주는 사람인지 말을 잘하는 사람인지 생각해보았다.

역시나 듣는 것보다는 말을 더 하는 사람이다. 우연을 가장해 일기장을 둔 것처럼 내가 듣고 싶은 답을 상대방이 해주기를 바라면서.

집에 돌아와 그 사람과의 대화를 곱씹는 뒤끝 있는 여자다.


나는 독립적이지 못하다. 누군가가 내 인생을 바꿔줄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지 않다.

서로 기대어 지탱해야 하는데 난 그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인생을 잘못 살았어. 나는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지. 마냥 좋고 함께해야 할 사람이 돼버리거든. 나의 환상을 깨 준 마지막 상대 M에게 고마워해야겠지.


그동안은 상대방이 돈이 없어도 된다고 생각했어.

지금은?

있어야겠더라.ㅋㅋ

참 빨리도 안다. 빨리 알아.

너 생각나니? 우리 셋이 어느 스님 찾아갔던 거?

돈 많고, 잘생기고 성격 좋은 남자는 다른 여자가 다 채갔다고 했어.ㅋㅋ


나, 여자건 남자건 새로운 인연 만드는 건 이제 안 하려고.

상처 받고 상처 주고 아파하는 거 이제 안 하려고.

관계라는 게 뒤돌아 선다고 해서 안 보이는 게 아니잖아.

그냥 힘들어. 이젠.

너, 인생 다 살았냐?

지금 이어진 사람들하고라도 잘 지내보려고.



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아 뒤척였다.

벌떡 일어나 서성이다 멈춰서 팔을 엑스자로 겹쳐서 나를 안아주었다.

괜찮아, 잘했어. 최**! 너를 칭찬해.

왜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어둠 속 외로움에 취해서일까?

푸흡!! 너 닭살이다 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