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외계인이 내려와서 하는 말

뭐 하는거여 시방?

by 솔담

점심 먹으러 가며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지요.


인낫나?

네~


뭐하나?

그냥 있어요.


밥뭇나?

네.


뭐뭇나?

김치찌개랑 감자볶음요.


맛나나?

겁나 맛있어요.


그랫나?

엄마가 해주는 김치찌개는 예술이야 예술.


진짜가?

하무요.


아놔, 3음절로 말하려 했는데, 딸리네 딸려.

잘지내그래이.

ㅍㅎㅎㅎ



저녁으로 장어구이를 먹었습니다.


엄마, 고기 안 먹는걸 뭐라고 하지?

비건인가?


아, 엄마도 옛날에 그랬었지?

응, 옛날엔 병원 안 가도 약국에서 약 살 수 있었거든. 생선 비늘 알지? 엄마 몸에서 비늘 같은 게 동글동글 떨어졌어. 엄마 옛날에 인어공주였잖아.

(밥 먹다 아들이 푸흡!! )


약사가 몸에 기름기 없어서 그렇다고 마아가린에 밥이라도 비벼먹으라고 했어.



엄마, 나 가출하면 어떻게 할 거야?

뭘 어떻게 해. 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그냥 기다리기만 할 거야?

네가 학교라도 다녀야 선생님이나 친구한테 연락이라도 하지.

엄만 네 친구들 전화번호도 몰라.


내 컴퓨터에 들어가면 카톡이랑 디스코드 깔려있어.

비번 걸려있는 거 아냐?

내 비밀번호는 t......11

(6년을 다녔던 어린이집 일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어린이집 이름끝에 11(일일)을 넣었다-나의 소심한 복수)

어? 너 반칙이다. 왜 엄마 비번 하고 똑같아.

또 웃는 아들.


잔다고 인사하는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너 가출하려고?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알지~~


나갈 땐 맘대로 나가도

들어올 땐 맘대로 못 들어온다

비번 바꿀 거다.


여행 가고 싶음 말하고 가.

돈 찔러줄게.

뉘에 뉘에 어머님, 안녕히 주무십.


뭐 하는거여 시방! 아들 자퇴헌다구 힘들어하던 넌 워디간겨?잉?


자퇴하기까지의 시간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잘 못 키웠다는 생각도 그대로입니다. 지금도 아들이 자퇴했다는게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잘지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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