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 그 후-상담받고 싶어
나 군대 가기 싫어!
자퇴 후 밤 10시쯤 별 보러 나갔다가 학원 끝나고 돌아오는 친구를 만난 후 노노가 별 보러 가는 시간은 새벽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환한 낮에 밖에 나가는 일이 사라지고 집안에만 있는 아이가 되었다.
엄마 내가 왜 신경정신과 안 간 줄 알아? 사람들 많은 곳에 앉아있으니까 가슴이 답답하고 식은땀이 나서 도저히 못 있겠더라고.
그렇다 아이는 2주간 병원을 다니다 말았다. 우울증 약도 끝이었다.
정말 우울증이 맞았을까? 싶을 정도로 친구들과 게임을 통해 만나는 목소리는 참 밝았다.
사람들과의 만남이 두려운 아이의 마음은 미래의 일까지 걱정을 만들었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산다는 것과 군대에 가기 싫다는 것. 처음엔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다.
그냥 모든 남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런 건 줄 알았다. 검정고시를 볼 때 많은 사람들 있는데서 시험 볼 수 있을까 묻길래 그때 가서 생각해보자고 했다.
그 뒤로 아이는 밥을 굶기 시작했다. 100kg이 다 돼던 아이는 두 달 만에 84kg이 되었다.
나도 피가 마르는 것 같았다. 퇴근해서 오면 아침 모습 그대로 싱크대에는 물기조차 없었다.
달래도 보고 큰소리도 내보았다.
아이 앞에서 족발도 시켜먹어 보고 치킨도 시켜먹었다. 휴일 아침에는 라면을 끓여 냄새로 유혹했으나 아이는 계속 체중계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목표한 몸무게가 되지 않으면 굶었다.
아이의 자퇴를 모르는 외할머니는 얘가 한번 마음먹으면 뭐든 해낼 거라고 했다.
추석 때 올케는 아이를 보고 너무 멋있다고 했다. 모델해도 되겠다며 어릴 적 얼굴이 나오니 귀엽다며 조카를 보며 팬심을 날렸다. 아이는 숙모와 쿵작이 맞아 두 시간 넘게 이야기꽃을 피웠다.
동생도 강원도 여행 갔을 때는 아이가 말을 하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말을 잘해서 다행이라고 했다.
다행인 건 추석이 지난 후 하루에 한 끼를 먹는다. 여전히 체중계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그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10kg을 더 뺄 거란다. 키 190에 몸무게 75kg이라니 바람 불면 날아갈 거라고 했더니 그냥 웃기만 한다.
나 상담받고 싶어, 처음에 말했을 때는 그래? 반문을 하고 넘어갔다.
두 번째 아이가 상담받고 싶다고 했을 때는 절실함이 느껴졌다.
자퇴 전 위클래스 상담 선생님이 상담 경험이 없는 분이셨기에 우선순위가 상담 경험이 많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데리고 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어야 했다.
(옛날 한동네에 살면서 육아를 함께 했던 20년 지기 언니를 통해 선생님을 소개받았다.)
이웃 도시지만 우리 집에서 20분 거리이고 내가 늘 다니던 길에 있었기에 망설이지 않고 예약을 하고 다녀왔다.
아이는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할 사람이 필요했던 것 같다.
엄마와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도 부모이기에 걱정과 염려가 포함되는 대화가 되기 마련이다.
그랬구나,라고 아이의 말에 공감해주고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했구나 싶었다.
그 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나도 많이 성장할 것 같다.
부족한 엄마가 이렇게 또 하나 알아간다.
군대 가기 싫어하는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주어야 한단다.
아이의 마음이 덜 아팠으면 좋겠다.
금요일 저녁에 갑자기 천둥과 번개가 치고 우박까지 내렸다. 하지만 다음날은 하늘이 맑았다.
노노의 마음도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날이 될 거라 믿는다.
아이가 다음 상담 시간을 기다리니 나도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