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나아졌을까?

by 솔담

생활력은 없지만 바둑과 장기 두는 것을 좋아하고 신문을 정독하는 외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더라면,

김치와 밥만 해주더라도 늘 걸레를 들고 다니는 외할머니와 함께 살았더라면,

엄마 퇴근 전까지 지역아동센터나 밖을 배외하지 않고 하교 후 집에 와서 지냈을 텐데.


따로 살지만 주기적으로 아빠와 만났더라면,

모델링할 사람이 또 하나 있으니 아이의 마음이 나약하지 않았을 텐데.


마음이 아픈 아이 대신 내가 아프고 싶다.

내 마음이 찢어지더라도 부모니까 그것까지 대신해주고 싶다.


아이가 중학교 1학년 때 직업체험하는 시간에 무대에 설 기회가 생겼었단다.

자신의 차례가 되기 전까지 콩닥콩닥 뛰던 가슴도 막상 앞에 나가서 연기를 하다 보니 아무렇지도 않았었다,고 한다.

우리는 그런 순간의 용기와 무덤덤으로 힘을 내어 세상에 맞서기도 하나보다,고 말해주었다.


내가 앞으로 수능을 보게 될까? 묻는 아이에게

어느 것을 선택하지 말고 그냥 두 개 다 해보자고 했다.


꼭 한 개를 선택할 필요가 없으니 그냥 해보는 거지 뭐. 인생 뭐 있어? 했더니 씩 웃는다.


살다 보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한 가지를 선택했더니 '었더라면.......' 좀 더 잘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직 기회가 많은 아이는 선택하지 않고 다해봤으면 좋겠다.


노노의 친구에게 문자가 왔단다.

'00야, 나랑 같이 검정고시 보자.'

'그래.'

'나, 오늘 자퇴서 내고 왔어.'

그리고는 연락이 없더란다.

왜 자퇴하려는지 안 물어봤어? 했더니 말하고 싶으면 말하겠지 뭐.


요즘 아이들은 친구가 말할 때까지 기다려주나 보다.

나 같으면 궁금해서 왜 자퇴를 하려는지 물어봤을 텐데......

참 어려운 걸 해내는 요즘 아이들이다.


밤늦게 온 문자에는

'내 마음은 이미 자퇴를 했는데, 주변에서 안된대.'

거기서 끝이란다.


묻지도 않고 그냥 상대의 말을 들어만 주는 그런 관계.

참 멋지다.

나 자신의 일이라도 늘 이유를 아는 건 아니니까.


나의 다짐이 아이의 다짐이 되지 않도록 아이와 잘 살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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