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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담 Feb 01. 2022

새로운 새 날

눈이 써 내려간 하루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를 걸었다.

꾹 꾹 새겨지는 발자국처럼

인생도 내가 만든 거겠지.


뒤돌아 보니 희미해진 발자국이 보인다.

지나온 인생도 흐린 기억으로 남겨지겠지.


잊히고 덮어져야 살아갈 수 있지.

눈이 내리면 사라지는 발자국처럼

내 기억이 희미하도록 지우는 일을 해야 해.

가 아니어도 괜찮아.


네가 꾹 꾹 찍어 놓은 발자국을

누군가는 소리 없이 지워주고 있었음을

소리 없이 덮어주고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해.


앞으로 나아가지 않아도 돼.

마냥 주저앉아있거나 벌러덩 누워도 괜찮아.

뒤돌아 보며 머뭇거려도 괜찮아.


그렇게 그렇게 멈추는 시간에 있다가

마음 가는 대로 또 나아가면 되는 거야.


지나 온 인생은 새로 쓸 수 없다지만

또렷하게 기억나는 것도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거 잊지 마.


또 한 발짝 나아갈 때

그날이 새로운 새 날이야.

그건 네가 정하는 거야.

친정집 2층에서 내려다 본 어제와 오늘

* 같음이 다를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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