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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담 Mar 05. 2022

나이를 먹는다는 건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상담실 문을 두드린 지 벌써 5개월째.

토요일 오후 5시.

앞으로 살면서도 그 시간은 특별하게 다가올 것 같다.


바람이 세차다.

언가를 보내고 맞이한다는 건 이런 거겠지.

건물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정적이다. 봄을 맞이하는 건지 가을이 끝나가는 건지 분간이 안 간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 더 파릇파릇해지겠지.

그때쯤이면 노노의 마음도 함께 싹이 텄으면 하고 바란다. 색으로 구분할 수 있는 계절이 있듯이 마음도 마음먹은 대로 쓱싹쓱싹 칠하는 대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바로 지금이다! 지금이 최고의 때이다!라고 말하는 니체의 말처럼 아이도 언젠가는 알아가겠지.


나이가 든다는 건 익어가는 거라 했다. 성질도 죽고 말투도 변하고 몸도 둔해지는 건 비롯 뇌기능이 쇠퇴해져서만은 아닐 거다. 행복해지기 위해 잘살기 위해 혹사시켰던 몸과 마음에게 미안해지는 나이. 미래에 행복해지기 위해 지금 힘들게 지낸다는 게 얼마나 불필요한 일인지 알아가는 나이. 내게 큰 웃음이 아니더라도 미소를 짓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토요일마다 쉬는 게 당연했는데, 이제는 밝을 때 퇴근하는 토요일이 감사해진다. 당연한 것은 없구나 싶다.


이렇게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나이 들고 싶다. 크나큰 변화 없이 은근한 불로 뜸 들이는 것처럼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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