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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담 Feb 20. 2022

완전한 행복

가벼워질 나이가 된 것 같다.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책 겉표지에 있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그동안 너무 욕심을 부리며 살았구나. 빼버리고 나면 가벼워질 것을.


1/3 지점에서 혹시?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읽다 보니 역시였다. 다 읽고 나니 무서웠다. 뺀다는 것이 이런 것일 수도 있겠구나. 같은 이름의 우리나라와 일본 영화 [마더]가 생각났다. 가볍지 않은 마음은 어제저녁 내내 짓눌렀다. 정리가 필요했다.


내가 행복이라 정의하고 하는 행동이나 말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행복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영원히 일방통행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 체하며 살기도 했다. 내가 한 최선이 다른 사람에게는 마음에 큰 짐을 지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왜 간과하면서 지냈을까? 사회라는 정의 안에서 허용되지 않는 수만 가지의 일들보다 둘 사이에서 하는 행동이나 말들에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더 많다. 상처를 받았다고 모두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 침묵을 택하는 사람들도 많다. 사랑의 잘못된 표현들이 잘못된 사과가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다. 너도 또 나도.


말테의 수기에서 릴케는 이렇게 말했다. "인생에서는 초보자를 위한 학급 같은 것은 없어. 세상은 우리에게 늘 다짜고짜로 가장 어려운 것을 요구하거든."

처음 맞이하는 오늘이기에 복습이 없다. 그러기에 삶은 실전이다. 알면서도 피하고 싶었다. 대신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날들이 많았다. 그때는 아주 큰일이었던 것들이 지나고 나면 그냥 웃으며 이야기하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버리지 못하고 끙끙 앓고 있다.

나에게 완전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과거의 일들을 하나씩 지워나가는 것, 그것들로 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내일은 바라지 않는 방향에서 온다지만 지금 그 방향의 키는 내가 쥐고 있으므로 잘 살아봐야겠다.

이제 서서히 하나씩 지워가면서 가볍게 해야 할 나이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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