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

이틀간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by 솔담

이틀 동안 참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브런치 방문자수가 40만 명 가까이 되었으니까요. 전 「성숙한 이혼 생활」을 쓸 때 그냥 제 마음이 이렇다고 썼습니다. 그때 구독자수가 230명쯤?이었으니 평상시처럼 하루에 100명쯤이 읽고 공감은 대여섯 개쯤이 그러다 서서히 잊혀져가는 글이 되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을 쓰고 며칠이 지나 폭발적인 방문자수를 맞이하다 보니 혼란스러웠습니다.


제가 글을 쓴 의도가 여러분의 평가를 받기 위해서였을까요?

아닙니다.

수학 한 문제를 놓고 답은 맞지만 풀이 방식이 틀렸다고 고개 숙인 채 선생님께 꾸중 듣는 느낌이었습니다.


브런치라는 공간이 누가 맞고 틀렸는지 가리는 곳이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브런치에도 비댓이나 공감만 누를 수 있는 기능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편치 않은 마음으로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문득 발행 취소가 생각났습니다.

발행 취소 후 매일 글로 만나는 언니에게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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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 어린 답글을 써주신 글을 잃어버린 게, 함께 공감해주신 분들의 마음을 저버리는 것 같아 많이 속상했습니다.


온 힘을 다해 청소를 한 후 톡에 들어가 보니 언니의 '아깝다'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서랍 속 깊은 곳에 넣어두려 했던 글이 아깝다는 단어 하나에 다시 살아났습니다.


알랑 드 보통의 [사랑의 기초]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결혼의 곤란한 점은, 해보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도 느낄 수도 경험할 수도 없는 것들 투성이라는 겁니다. 결혼한 사람들만이 맛볼 수 있는 기쁘거나 행복한 순간도 가끔은 있지만, 많은 시간 그것은 짐작보다 훨씬 더 씁쓸하고 고달프고 무미건조하고 짐스럽습니다. 결혼은 노동과 마찬가지로 고난과 시련으로 가득하지만, 그 속에서 어떤 기쁨을 찾아내는 것은 각자의 몫이죠.

여러분들의 지혜의 언어 가 듣고 싶습니다. 그 언어는 생활의 언어이자 치료의 언어가 되어 저와 같은 선상에 놓인 사람들에게 세상에 조금이나마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될 거라 믿습니다.


함께 걱정해준 미*아,

너의 말대로 밝은 글 쓰도록 노력할게.

좋은 꿈 꾸고 잘 자렴.

나도 오늘은 잘 잘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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