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빠르지는 않게요

프루스트처럼 새벽시간을 말하다.

by 솔담

서늘한 느낌에 이불을 끌어당기고 두 다리를 포개어 체온을 느껴보다가 더 자도 된다는 안도감에 잠을 다시 청해보았는데, 왼쪽 손을 뻗어 휴대폰을 두 번 톡톡 치니 4:52가 보이고, 머릿속으로 몇 시간을 잤는지 계산하는 순간 잠이 더~깨버렸지만 그래도 눈을 감으며 깨어나는 머릿속을 음미하다가 이웃블로그의 글을 읽고 답글을 달고 또 이어지는 답글을 쓰고있는데, 배뇨를 느껴 오른발로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나 앉아서 두 팔을 높이 올려 맞잡은 다음 기지개를 켰더니 함께 벌어지는 입을 크게 벌려 하품을 하자 눈에서는 눈물도 찔금 나와 손으로 닦아내며 배변 후(이문장은 간단히 ^^) 베란다로 향한 내발 걸음은 열린 베란다 문을 보고 1층이지만 방범창이 잘되어 있어서 다행이다 생각하며 피식 새어 나오는 웃음에 잠시 멈추어 서서 어제는 머금었다 오늘 피어났을 하얀 꽃을 스치듯 지나 선풍기와 연결된 멀티탭을 발로 눌러 전원을 차단하고 텀블러를 들어 물을 마시다 얼굴에 주름이 늦게 생긴다고 너도 먹어보라고 말한 언니의 권유에 주문한 콜라겐 4알을 입에 집어넣고 삼켜보지만 비릿한 냄새로 물을 벌컥벌컥 마신 뒤 며칠 먹은 경험으로 역겨운 냄새가 올라오면 후하고 내뱉는 여유를 부리다 알랑 드 보통이 쓴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책을 집어 들고 안경집을 찾아 뚜껑을 열어 안경을 정성스레 닦아 쓰고는 책을 책상에 올려놓은 뒤 한꺼번에 침대 위로 들어 올렸으나 책이 미끄러져 주워서 책상 위로 올려놓고 책을 읽다가 이 문장에 멈춰서

나도 한번 푸르스트처럼 새벽을 빠르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나가 볼까 하고 휴대폰과 블루투스 자판을 끌어당겨 휴대폰을 책상에 끼우고 자판의 스위치를 on으로 켠 뒤 책상을 끌어당겨 자판을 두드리다가 쭉 뻗은 다리를 바라보니 왼쪽 다리가 오른쪽 다리 위에 올라가 있는 포개진 다리를 내려 두발을 앞쪽으로 당겨 스트레칭도 해보고 양반다리도 해보지만 영 자세가 불편해 벽에 붙은 등을 당겨 배에 힘도 주어보다가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노트북을 바라보며 노트북을 손을 뻗으면 닿는 거리에 놓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블루투스 자판을 두드리며 속 쓰림을 이겨내려고 삶은 계란을 하나 먹기 위해 글을 그만 써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냉장고에 있는 떡 생각이 나서 그것도 함께 먹어야지 하는 생각에 갑자기 포만감이 느껴지며 행복해지니 미소가 지어진다.

일반적인 활자를 이용하여 일렬로 배열할 경우, 그 길이는 약간 못미치지만 무려 4미터에 이르고, 웬만한 와인 병의 아랫부분을 17번은 충분히 감을 수 있을 정도이다.

한쌍,으로 시작해서 듯했다로 끝나는 문장을 4미터 씩이나 이어 나갈 수 있다니......

프루스트가 가장 선호했던 읽을거리가 다름 아닌 기차 시간표였다고 한다.

나도 그처럼 기차 시간표를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 봐야겠다.


아마도 나는 알랑 드 보통 보다 푸르스트를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


끊이지 않게 문장쓰기!!

혼자놀며 시간 보내기에 딱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