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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모리 Sep 08. 2021

[독립출판 일지] 02. 표지 디자인


표지는 정말 심혈을 많이 기울였는데,

내가 아니라 주변 사람이 고생했다.


글을 쓰면서 그림까지 그리면 좋겠지만,

그런 재능이 있었다면 대 영상 시대에 빽빽한 줄글 에세이를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림은 정말 다른 영역이다.

표지 디자인은 디노와 훤이 고생해줬다.


디노는 화학을 전공한 직장인이고

훤은 광고를 전공한 직장인이다.  

그들의 직장은 출판이나 그림에 도무지 관련이 없다.

그 둘은 서로 일면식이 없다.


다만 디노는 아이패드가 있고 그림을 독학했다는 이유로,

훤은 포토샵을 다룰 줄 안다는 이유로 내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됐다.

아직도 계약서를 쓰진 않았다.





1. 컨셉


북커버 디자인 전혀 감이 없어서 우선 검색을 많이 했다.

되는대로 서점에 자주 들러 에세이 분야 표지를 눈여겨봤다.

요즘 트렌드는 확실히 일러스트가 많고, 은은한 파스텔톤 컬러가 자주 보였다.


나는 뭐랄까..

일러스트를 쓰되 컬러는 좀 튀게 하고 싶었다.

아무도 안 쓰는 원색을 써야겠다는 작은 반항심 같은 것이다.

 

원색을 쓴다.

사람 일러스트를 쓴다.

사람은 누워있으면 안 된다. (너무 뻔함)

다른 집을 관찰하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2. 디자인 레퍼런스 전달


찾아볼수록 예쁜 레퍼런스는 정말 많았다.

정말.. 많았다.

서평가 금정연은 저서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을 쓰는 동안 다른 이들이 쓴 멋진 문장들을 강탈하고 때때로 훼손하며 나는 어떤 거리낌도 느끼지 않았다.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다."
-서문 중


나는 이 멋진 문장에서 큰 영감을 받아 멋진 디자인을 죄책감 없이 강탈하고 훼손하기로 마음 먹었다. (할 수 있다면..)


아무튼, 레퍼런스는 핀터레스트를 주로 참고했다.

https://www.pinterest.co.kr/



3. 초안- 수정


사실 첫 번째 커뮤니케이션에서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줬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구상했던 것과 조금 달라서 그때부터 삽질이 시작됐다.

표지도 기획이 필요했는데 어물쩡 느낌대로 해줘~라고 넘긴 식이다.



그래요 재작업이에요..

재작업이 확정된 후에는 기획서를 썼다.(처음부터 이렇게 하지)

하면서 배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레퍼런스를 더 정리하고 화면 기획서를 만들어 전달했다.

다음 시안은 최종시안과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아주 마음에 들었다는 뜻.



4. 목업


표지로 덜렁 보는 것과 목업으로 입힌 것에는 큰 차이가 있는데

나는 포토샵을 다룰 줄 모른다.

이때부터 훤이 등장한다. SOS


훤은 목업 사이트에서 적당한 목업을 다운로드하여서 입혀줬다.

목업 사이트는 아래를 참고하시길! 멋지게도 무료다.

https://www.mockupworld.co/



드디어 나온 첫 번째 시안이다.

텍스트도 대충 얹혀 보고 느낌만 보려고 했는데 벌써 마음이 웅장해졌다.

하지만 안다. 갈 길이 멀었다는 것을.



5. 시안 (feat. 수정  수정)


디노와 하루 날 잡아서 일러스트를 마무리하고

(머리색, 옷 색, 다리 색, 창문 색, 배경색 색의 지옥)

본격적으로 텍스트를 입히는 작업을 시작했다.

다른 것 보다 컬러 매칭이 정말 정말 중요했다.

컬러에 따라 분위기가 휙휙 달라짐..


색 조합은 아래의 사이트를 주로 사용했다.

https://color.adobe.com/ko/create/color-wheel

https://colorhunt.co/


메인 컬러는 주황색으로 정하고,

보색인 남색을 적절하게 사용하기로 했다.

컬러는 여러 색을 쓰면 오히려 산만해서 정해두고 썼다.

(우리는 모두 비전공자 새내기~)


훤은 디노가 그려준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표지를 뽑아내기 시작했다.

마케터인 훤은 가끔 땜빵으로 광고 시안 몇 개 수정한 경력이 다다.

인스타와 핀터레스트에서 북커버 레퍼런스를 미친 듯이 찾아보더니

시안을 쭉쭉 뽑아냈다..


다음은 훤이 만든 시안과 연습지옥



6. 아직도 수정


드디어 텀블벅에 올릴 목업 입힌 최종시안이 나왔다.

근데 말이 최종이지 사실 아직 안끝남..ㅠ

날개랑 뒷면 디자인도 해야하고,

디테일도 잡아야 한다.

비전공자끼리 얼레벌레 어떻게든 만들어낸 시안!



화질이 낮아 보이는 것은 다소간의 의도가 포함된 것이라고 대충 얼버부립니다.



사실 본인에게 재능이 없고, 능력 있는 지인도 없는데. 돈이 있다면

전문가에게 맡기는게 짱이다.

정말 깔끔하고 정말 .. 돈이 최고다.

고생도 안하고 훨씬 예쁘게 나온다.


이럴 때 쓰는 만능 사이트

북커버 디자인, 인디자인, 목업, 교열교정, ISBN까지 모든 전문가가 한 번에.


크몽 ---> https://kmong.com/



다음은 굿즈와 종이재질 탐방기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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