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투자자의 기록

투자를 시작한 지 만 2년 2개월 되었습니다.

by 효댕

초보 투자자, 마음은 이미 부자

“투자를 시작한 지 만 2년 2개월 되었습니다.”

새해가 시작되면 새해 계획을 세우는데 해마다 하는 연례행사는 아니고 원래 자주, 틈틈이, 수시로 계획을 세우는 것을 좋아한다. 계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신경을 쓰며 사느냐 묻는다면 그것은 또 아니다. 계획은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기 위해 세운다기보다는, 평소에 열심히 살고 있으니 방향만 잘 잡으면 된다는 마음이다.

나에게 계획이란, 인생이라는 여행길에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확인하며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나침반과 같은 것이다.



마흔을 목전에 두고 나의 나침반은 정확하게 “부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인간의 삶에서 생기는 불편은 많은 부분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 돈 때문에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경제적 자유를 얻은 사람을 우리는 부자라고 부른다. 나도 부자가 되기 위해 많은 책을 읽었다. 언제나 그렇듯 나의 질문은 책으로 향한다. 많은 경우 책은 답을 주기도 하지만, 다시 나에게 물음을 주기도 한다.


부자가 왜 되려고 하는가?

부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는?

부자는 진짜 일(노동)을 안 하는가?

얼마큼 부자가 되고 싶은가?

부자가 될 그릇은 되어 있는가?


그간 돈 버는 일에만 열심이었지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되겠다는 계획은 없었던 듯하다. 땀 흘려 번 돈만이 값지다는 가치관은 전혀 알지 못하는 투자의 세계로 내가 걸어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정당성을 부여해 주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내가 알지 못하는 것으로 인한 불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런 느낌은 대게 직감적으로 찾아온다.




절약하며 생활하고,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주는 곳에 저금하고, 목돈이 되면 땅을 샀다. 현금을 운영할 능력이 안되니 땅이라도 사야지, 적은 이자로 언제까지 예치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계속 땅을 살 수도 없다. 초고령사회의 이웃 나라 일본만 봐도 시골 땅은 거래가 특히 없다고 한다. 그러는 중 코로나를 겪었고, 주식시장이 격변하는 것을 지켜봤다. 부자가 되기 위해 읽은 수많은 책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투자”였다.


태어날 때부터 숫자랑 안 친했다. 재테크라고는 가계부를 적고, 적금하고, 펀드 하고, CMA를 이용해 본 게 전부다. 숫자가 가득한 전광판에 등락이 왔다 갔다 하고 기업의 PER, ROE, EPS, EV/EBITDA. 숫자와 영어의 조합은 암호를 해독해야 할 것 같은 막막함까지 느껴진다.

‘막막함을 깨부수고 그 안으로 들어가자. 조금씩 한 걸음씩.’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는 나도 돈을 걸고 하는 투자의 세계에서는 움츠러들지 않을 수가 없다.



2년 전 한국 나이로 정확히 마흔이 되던 해, 반드시 투자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실행했다.

- 메리츠자산운용의 존 리님을 통해 내가 ‘금융맹’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스노우폭스의 김승호 회장님을 통해 ‘돈에도 인격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친절한 사경인 회계사님을 통해 ‘ETF’를 알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박곰희님을 통해 ‘자산배분투자’를 알게 되었다. 50:50의 아슬아슬한 게임인 줄만 알았던 투자가 ‘자산을 배분하여 복리와 시간을 더하면 안전한 투자’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 연금저축 계좌를 개설해서 돈을 입금했고, 세액 공제받았다.

- 연금저축 계좌에 입금한 돈으로 ETF를 매수했고, 수익이 발생했다.

- ISA 계좌를 개설했고 자산을 배분하여 ETF를 매수했다.

- 위탁 계좌를 개설했고 내가 함께하고 싶은 기업의 주식을 매수했다.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넌다는 심정으로 조심히, 확인 또 확인하며 투자를 진행했다. 그러는 중 내가 내 발등을 찍은 일이 하나 있었는데, 남편에게 투자할 가치가 있는 기업을 공부해 보라고 권유한 것이다. 다음 항목들은 마이너스 2천만 원을 내고 배운 것들이다.

- 투자에 절대 남편을 끌어들이지 말 것

- 경제, 정치 뉴스 많이 본다고 기업을 잘 알 거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 내가 직접 공부하지 않은 것은 절대로 투자하지 말 것

- 남편은 인생의 파트너, 투자 파트너는 따로 구할 것

2023년도 10월부터 2025년도 12월 현재까지 시장이 요동을 쳤다.


- 2023년 : 한국-약세장, 미국-상승장(22년 11월 ChatGPT 출시)

- 2024년 : 한국-약세장(12월 3일 비상계엄으로 그야말로 주식시장의 비상사태)

미국-AI 강세장

- 2025년 : 한국-정권교체로 상반기 이후부터 상승세, 연중 고점권을 기록

(25년 3월 배터리 테마주 금양의 폭락, 상장폐기 위기)

미국-전반적 상승장


중간 조정 구간이 존재하지만, 대체로 흐름은 이렇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시장을 보며 뼈 때리는 배움을 얻을 수 있었는데 그것은 ‘시장은 역시 내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예측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자산 배분 투자와 장기투자”의 큰 틀에서 투자를 실행한 덕분으로 현재 수익률은 내가 목표로 하는 연 12%를 넘게 달성하고 있다. 참고로 같은 금액을 일반은행에 저금했다면 최대 수익률은 연 4% 정도다. 수익률이 내게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다.


첫째, 노후를 보장해 주는 경제적 자유를 꿈꾸다.

투자 실행 1순위가 노후 자금을 위한 연금저축이었다. 아직 일 할 수 있는 시간이 길기도 하고, 노후가 멀게만 느껴져 구체적 계획은 없었다. 투자를 시작하면서 시간이 주는 마법을 알고, 노후 자금을 모으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설정했다. 월 일정 금액을 10년 동안 적립하며 복리로 운영하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목표한 노후 자금을 달성할 수 있는데, 복리와 장기투자가 부리는 마법(눈사람 효과) 덕분이다.


둘째, 최고의 유산! 투자 습관을 물려주다.

투자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는 자녀들에게 투자 습관을 물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제일 컸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올바른 투자의 개념을 이해하고 안전한 투자, 건강한 투자를 실천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치 있는 기업을 찾는 안목을 기르고 자산을 배분할 줄 알며, 복리와 장기투자의 마법을 이해하기를 바란다. 내 자녀들이 돈에 구애받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누리며 살기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일반통장에 모아두었던 아이들 학자금을 아이들 앞으로 연금저축 계좌를 개설해 모두 옮겨 나스닥100, S&P500, TDF2050 3개로 자산 배분 투자했다. 긴 안목으로 보면 시장의 흔들림도 두렵지 않다. 아이들과 한 번씩 계좌를 열어보는데 벌써 수익률이 26%다. 물론 상승장이라 그렇다. 오르다 내리다 하겠지만 10년 후, 20년 후에는 결국 우상향 하는 그래프를 그리고 있을 것이다.




투자를 시작한 지 2년 2개월, “예술을 탐하다”


‘매수는 기술이고 매도는 예술이라 하였던가!’ 예술적으로 매도 타이밍을 잘 잡아야 수익 실현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매수 타이밍을 잡는 것보다 매도 타이밍을 잡는 게 훨씬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투자도 조금 알 것 같고, 시장도 다양하게 경험한 것 같다. 저점도 봤고 고점도 봤다. 시장이 호황이니 내 마음이 먼저 설레발친다.

자산을 배분해 오래 들고 가는 투자를 선택한다면, 매도 타이밍이라는 ‘예술’을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2024년 12월은 비상계엄으로 주식시장이 매우 암울해졌지만, 나의 투자자산은 조금 암울해졌는데 자산 배분 투자의 장점이자 단점이 바로 시장의 변동에 크게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5년 12월은 AI 거품론이 제기될 정도로 주식시장이 AI의 기대로 가격이 매일 고공행진을 했다. 내가 가진 ETF도 상승장과 맞물려 투자 기간이 만 2년이 넘으면서 최고 수익률을 찍으며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물론, 시장의 변동성을 그대로 흡수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기업에 직접 투자했을 때보다 수익률은 적을 수 있다.) 2024년 마이너스 1%를 경험해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28% 고점에 와있는 ETF를 모두 매도하고 현금화하고 싶은 욕구가 솟구쳐 올랐다.



이래서 투자는 심리 게임이라고 하는 거다.

안전하게 자산을 배분했고 장기간 보유하면 목표하는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는데, 시장의 유혹을 못 이기고 장기 보유를 포기하는 것이다.


현명한 투자자로 나아가는 중입니다. “예술을 포기하다.”


장기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리밸런싱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ETF 10 종목을 매수했다고 하자. ETF 중에서도 공격적 상품이 있고 보수적 상품이 있기 때문에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게 비중을 조절할 것이다. 투자성향이 보수적인 사람은 보수적 ETF 상품에 비중을 크게 두어 전체적으로 위험성이 줄어드는 안전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최근처럼 시장이 크게 움직일 때, 처음에 계획했던 비중이 크게 틀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단기투자를 하는 사람은 이렇게 시장이 호황일 때 주식을 매도해 현금화하는 수익 실현을 한다. 장기투자를 하는 사람은 리밸런싱을 한다. 가격이 올라가서 비중이 커진 종목은 커진 만큼 매도해서 가격이 떨어진 종목을 매수한다. 지금은 가격이 떨어졌지만 가격이 떨어질 때 매수하는 격이므로 결국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나는 자산을 배분해서 장기 투자하는 현명한 투자자다.”


다짐 하나, 시장이 호황이라고 주식을 매도하고 수익 실현을 하는 예술은 하지 않는다. 대신 리밸런싱을 한다.


다짐 둘, 고전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진리가 들어있어서 고전이다. 투자 고전서를 읽고 시장의 유혹을 이길 수 있는 마인드를 갖는다.


다짐 셋, 오래 함께하고 싶은 기업을 찾을 수 있는 안목을 높여 직접투자 비중을 늘린다. 직접투자는 기업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ETF 보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다짐 넷, 쉬지 않고 공부하여 세 자녀에게 본받음이 될 수 있는 투자자가 된다.


다짐 다섯, 남편과는 절대 투자를 논하지 않는다. 가정을 지키는 방법이다.


끝으로, 내가 좋아하는 박곰희님의 엔딩멘트를 따라 해본다.

“여러분, 성투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