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를 던진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진화에 나선 독서와 글쓰기

by 효댕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

지킬 앤 하이드에서 신성록님의 열연을 보고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어제 브런치에 글을 올리며 마음 정리가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나는 오늘도 이 질문을 곱씹고 있다. 쓰디쓴 커피와 함께.

아침마다 커피를 마시는 것은 이제 습관이 되어버린 모양이다. 괜찮다. 하루 한 잔만 마시자 의식하며 절제하고 있다.


어제저녁 우리 부부 대화의 일부이다.

효댕 : 여보, 난 이제 멋지게 살 거야. 나 멋지게 살고 싶어!

두댕 : (마침 운동복 갈아입는 중)

그래? 그럼 나랑 운동 가자! 몸부터 멋져져야지. 자기 지금 몸이 하나도 안 멋져!

효댕 : 응?? 아니~ 난 마음이 멋지게 살 거야!

몸은 두댕이 멋지니까, 나는 마음이 멋진 사람 할게~


‘멋지게 살고 싶지만, 운동은 하기 싫어요.’ 언젠가는 할 거다! 운동, 하고 말겠어~ 오늘도 다짐 먼저 하기. 다짐하고, 계획하고, 기록하고 그럼 언젠가는 내가 운동을 하고 있다. 내가 안다~ 그렇게 많은 것들을 해봤다!


그래서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냐고… 다시 생각하는 중이다.


권태기와 갱년기 ㅡ 그 사이 어디쯤의 나


나는 지금 삶의 권태를 느끼는 중이다. 두댕은 나에게 갱년기 아니냐고 묻는다. 그렇다. 나는 권태기와 갱년기, 그 사이 어디쯤에 서 있다. 여자 나이 마흔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던데, 그 특별한 의미를 다 이해하고도 남았을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마흔두 살인 지금도 왜 특별한 상태인지 모를 일이다.


10년간 두댕과 함께 사업체를 이끌었다. 현재도 우리 사업체는 동종업계에서도 선도기업으로 활약 중이다. 기업활동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면서 나는 새로운 꿈을 꾸었다. 원래도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성과를 내는 것을 좋아한다. 현재 제조업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우리 기업은 본래 교육 서비스업이 주 사업이었고 그 중심에 항상 내가 있었다. 10년간 하던 일이었고 자신 있는 일이었기에 큰 고민 없이 체험카페를 하겠다고 고집했다.


고집했다고 표현한 이유는 두댕은 반대했기 때문이다. 회사 일도 안정적으로 어려움 없이 가고 있는데 왜 굳이 카페를 열어서 고생을 사서 하냐는 것이었다. 카페 특성상 남들 쉴 때 더 바쁘게 일해야 하는데 꼭 해야겠냐고 적극 반대했지만 결국 내가 이기고 말았다.(졌어야 했는데…)


건축일을 함께 하고 있는 두댕은 말없이 묵묵하게 카페공사를 해냈다. 약 6개월간의 신축공사가 끝나고 체험카페를 오픈한 지 벌써 2년 반이다.


2년 반이라는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카페 일은 아직도 지지부진이다. 억지로라도 열심히 하면 될 텐데, 억지로가 안된다. 옛날에는 억지로 잘했는데, 마흔 넘으니 순리를 거스르고 싶지가 않다.

(이 무슨 희귀한 변명인가…)


체험카페라고 계획했지만 주 고객층의 연령이 너무 어려서 현재는 체험은 거의 하지 않는 브런치카페가 되었다. 고객의 수요에 맞추다 보니 브런치를 만드는 일의 비중이 더 커지게 된 것이다. 즐거울 리 없다. 카페 일은 매일 반복되는 단순 노동이다. 청소를 하고, 커피를 내리고, 빵을 굽고, 주문을 받고… 같은 동작이 이어지다 보면 에너지가 빠져나간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왜 그동안 몰랐을까?) 손님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웃어야 하는 모순. 손님이 혹시 내 속마음을 눈치챌 까봐 오히려 내가 눈치를 보고 있다. 총체적 난국이 따로 없다. 이러니 요즘의 나는 하나도 안 멋지다!


내적 버팀목 ㅡ 책과 글쓰기


현재 카페는 평일에는 문을 닫고, 주말에만 운영하고 있다. 평일에는 외부로 출강을 나가거나, 카페에서 단체수업이 있을 때만 가게를 오픈하는 시스템이다. 처음 계획했던 대로 운영되지 않자 결단을 내린 것이다. 스케줄이 없는 평일에는 책과 글쓰기로 가게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쁘게, 즐겁게 지내고 있다. 과도기를 보내는 요즘, 내게 기쁨을 주는 건 독서와 글쓰기다. 책은 언제나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알려주고,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준다. 글쓰기는 새로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하고 확립하며, 책이 던져주는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해답을 찾는 과정이다.


나는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만, 사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만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글쓰기는 나 스스로를 이해하고 내 삶을 정리하며,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행위다. ‘좋은 답을 하기 위해 필요한 건 좋은 질문이다.’ 독서를 통해 좋은 질문을, 글쓰기를 통해 좋은 답을 찾는 과정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나의 불안과 감정의 기복을 다독여주는 치유의 시간이다.


“나는 성격이 매우 사납습니다.”


‘정신 사납다’와 같은 맥락이다. 생각이 복잡하고 집중이 어렵고, 혼란스러운 것을 의미한다. 성격이 지랄맞고, 들쑥날쑥하고, 기복이 매우 심하다. 이런 성격을 그대로 두면 감정에 휘둘려 지쳐버린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감정을 소모하지 않으려 애쓴다. 지혜서나 철학서를 일부러 찾아 읽는 것도 그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복잡하던 마음이 단순해지고, 삶의 중심이 다시 잡힌다. 물론 나는 완전히 평온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메타인지 덕분인지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불안을 다스린다. 삶이 완벽하지 않지만, 내 안을 다잡으려는 노력으로 스스로 위안을 가진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방황하고, 머뭇거리고, 들쑥날쑥하게 살고 있다. 보여주기 위한 멋짐은커녕 때로는 초라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나는 스스로에게 계속 묻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잘 살고 있니?”, “조금이라도 진심을 다하고 있니?”


질문을 통해 '보여주기 위한 멋짐'이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 멋지다고 느낄 수 있는 삶'으로 나아갈 것이다. 머뭇거리고 방황하면서도 답을 찾아낼 것이다. “나는 지금, 묻고 답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독서와 글쓰기로 나 오늘은 조금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