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S FARMERS
최근 몇 년 사이, 동물복지와 포용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농장 동물을 기르는 방식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유기농’이나 ‘친환경’이라는 표현을 넘어 어떤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길러졌는가에 대한 질문이 식탁 위에 오르며 식품 브랜드는 단순한 원산지 표기 이상으로 생산 방식과 철학까지 설계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새로운 차원의 농부를 제안하는 KINGS FARMERS는 전통적인 식품 브랜드와는 다른 접근 방식으로 저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제가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KINGS FARMERS가 식재료를 단순히 미화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감성적인 연출 대신 상품의 고유한 질감이나 농장의 모습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모든 디자인과 메시지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존중’으로 귀결되고 있었습니다.
KINGS FARMERS는 공식 홈페이지 곳곳에 '존중'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농경의 역사, 자연의 질서 그리고 동물 고유의 본능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 철학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제가 해석한 브랜드 만의 ‘존중’은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식재료를 다뤄온 방식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을 길들이고, 나누며 살아온 농경 시대부터 스마트팜과 유전자 조작 기술을 활용하는 오늘날까지 우리가 소비하는 식재료는 오랜 시간 축적된 지식과 기술의 결과입니다. KINGS FARMERS는 바로 이 축적된 맥락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브랜드 전반에 담고 있습니다.
이는 브랜드 네임과 로고에 직관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왕(Kings)과 농부(Farmers)라는 단어의 조합은 농부에 대한 존중을 넘어 소비자에게 새로운 시선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특히 마치 ‘G’ 위에 타원 형태로 결합된 왕관 모양은 계란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요소로 양계산업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됩니다.
그러한 태도가 가장 직관적으로 나타나는 예시는 캠페인 영상입니다. 일반적으로 소비되는 행복한 라이프스타일의 이미지 대신 농장에서 트랙터를 몰고 짚을 치우는 모델의 모습을 전면에 내세운 이 영상은 다소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거침없는 솔직함이 더 큰 신뢰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식재료를 둘러싼 기존의 미화된 이미지와 거리를 두면서도 식재료에 대한 거짓없는 태도를 드러낸 것입니다.
이는 식재료를 둘러싼 기존의 미화된 이미지와 차별화를 주는 동시에 생산의 모든 과정을 존중의 범주로 포함시키려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이는 아름답게 다듬어진 결과물보다 식재료를 대하는 ‘진정성 있는 시선’을
보여주려는 행동입니다.
이미지스타일 또한 일반적인 식품 브랜드와 확연히 다릅니다. 맑고 밝은, 푸드스타일링된 이미지 대신 쿨톤의 강한 대비를 중심으로 한 원물 중심의 이미지 스타일을 채택하여 날것의 생동감을 전달합니다. 이 역시 농업과 식품 산업에 대한 기존 인식에서 차별화를 주려는 의도이며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 브랜드 철학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점점 더 똑똑해지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꾸밈 없는 솔직함’이자 브랜드가 스스로의 행동과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에 대한 존중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KINGS FARMERS를 케이스 스터디하며 배운 점은 잘 세워진 Brand Purpose가 디자인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행동 전반에 걸쳐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될 수 있는가 였습니다. KINGS FARMERS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존중’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라 네이밍부터 로고, 이미지 스타일, 콘텐츠 전략에 이르기까지 브랜드의 모든 접점에서 일관된 태도로 구현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가 명확할 때는 과정의 진실성을 꾸밈없이 드러내는 방식 자체가 강력한 신뢰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은 때로 ‘꾸미지 않는 것’을 통해 더 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으며 브랜드가 취하는 태도 자체가 곧 디자인 언어로 기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하게 해준 사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