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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EY Nov 20. 2023

02 '어떤 디자이너' 인지를 아는 것

인턴 디자이너로 고민하는 모든 디자인학도를 위해



인턴으로서 활동하고 경력을 쌓아가기를 벌써 8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나는 무슨 일을 했냐 하면

- 다수의 심포지엄 세미나 초청장 1,000부 이상 제작

- 신제품 광고 및 제품 브랜딩 아이디어 회의

- 제품 광고 시리즈물 인쇄, 콘텐츠 디자인

외에도... 인턴의 본질에 맞게(?) 잡다한 일러스트나 인포그래픽 수정, 이미지 합성 및 변경까지 전부 다 하고 있다.


다행히도, 이런 일을 하는 게 아직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일이 많아 바쁠 때 즐겁다고도 생각한다. 문제는 디자이너로서 일을 하는 것에서 발생하는 것보다 '어느 업계(산업)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라는 정의 속 인지부조화에서 왔다.


중소기업 인턴 생활기 1편에서 언급했듯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내가 생각했던 업종, 기업형태가 "전혀" 아니다. 그럼에도 당시엔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는 열망에 가득 차 회사의 모든 것이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



디자인은 좋지, 그런데 디자이너라고 해서 회사에서 '디자인 언어'만 사용하는 건 아니잖아.

그러면, 지금 은연중에 쓰고 있는 '업종의 언어'에 대한 이해도는 어떻고 관심도는 어떠한데?


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쉽사리 '재밌어, 좋아'라는 말을 꺼내기 어려웠다. 속내에는 '화려한 디자인을 하는 타 업종의 작업물'에 눈길이 갔고, 그러한 작업을 하는 데 갈망이 있던 것 같다.


갈망을 채우기 위해 퇴근 후 타 업계의 외주를 진행하고, 포트폴리오를 따로 챙기는 내 모습에서 확신이 들었다. 돈을 벌기 위한 'N잡'이 아니라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N잡'인 셈이다. 디자인 작업과 본인을 동일시하거나 아이덴티티가 강한 디자인학부생이라면 한 번쯤 고민하고 탐색해 볼 필요가 있는 질문이다.


디자인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을 어떠한 방식으로 사랑할지를 고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기야 사랑해(디자이너가 되고싶어)'는 알맹이가 없다.

'자기야 너의 마음과 아름다운 외모를 사랑해(멋있고 화려한 디자이너가 되고싶어)'는 조금 부족하다.

'자기야 돈이 없어서 우울해해도 내 상황을 이해해주는 그 마음씨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눈빛을 사랑해(혐오가 팽배한 현 사회에 한줄기 빛을 내어주는 디자이너가 되고싶어)'는 진정성이 있다.


진정성 있게 내 일을 사랑하고 존속하는 법.

그것을 먼저 아는 것이 방황하지 않고 디자이너로서의 자아를 찾아나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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