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오래전부터 한 가지 질문을 품고 살아왔습니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신앙이 그 답이라고 말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복잡했고, 철학이 그 답이라고 말하기에는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 둘 사이에서 길을 잃던 시간에 저는 ‘도(道)’와 ‘복음’을 함께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노자는 말했습니다.
“도를 말할 수 있다면 이미 도가 아니다.”
요한은 이렇게 전합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셨다.”
이 두 문장은 제 안에서 오래 머물렀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진리는 어쩌면 말이 아니라 삶으로만 드러나는 것 아닐까, 그 질문이 제 사유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살다 보니 맞는 말이 언제나 사람을 살리는 것은 아니라는 걸 자주 보게 됩니다. 때로는 옳은 말이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점점 말을 조금 늦추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옳은지 말하기 전에, 그 말이 닿게 될 자리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도와 복음은 개념이기보다 길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길은 언제나 사람의 삶을 통과합니다.정의되기보다 살아지고, 설명되기보다 견뎌지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도덕경을 다시 읽으며 몇 해를 보냈습니다. 그 사이 저는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보았고, 아이의 성장과 고통을 함께 통과했습니다. 삶이 제게 가르쳐 준 건 단순했습니다. 진리는 설명되지 않고, 살아내어집니다. 그래서 말이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복음이 오히려 더 크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나를 따르라.”
그 단순한 부르심 앞에서 많은 해석이 멈추었습니다. 이제 저는 말을 더 잘하려 하기보다, 조용히 살아내는 길 위에 서고 싶습니다.
진리는 언제나 말 너머에 있고, 그 길의 끝에서 복음은 조용히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