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이기는 단단한 마음

서른세 번째 이야기

by 이지

우리는 남을 바라보는 데 익숙합니다. 비교하고, 평가하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을 바라보는 눈은 쉽게 흐려집니다.

노자는 앎의 방향을 바깥에서 안으로 돌립니다. 타인을 아는 자는 지혜롭지만, 자신을 아는 자는 밝다고 말합니다. 지혜는 구분하는 힘이고, 밝음은 비추는 힘입니다. 남을 이기는 자는 힘이 있을 수 있으나, 자신을 이기는 자는 단단합니다.

노자가 말한 강함은 제압이 아닙니다. 그것은 욕망과 불안이 뒤섞이는 순간에도 자리를 지키는 힘입니다. 분노가 올라올 때 말을 멈추고, 조급함이 몰려올 때 속도를 늦추는 것. 그 조용한 절제가 진짜 강함입니다.

노자는 만족할 줄 아는 자를 부자라 부릅니다.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덜 흔들리는 사람. 더 가지지 않아도 이미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그 마음의 넉넉함이 삶을 가볍게 하고, 그 가벼움이 삶을 오래 가게 합니다.

그리고 힘써 행하는 자에게는 의지가 있다고 말합니다. 의지는 무리함이 아니라 꾸준함입니다. 눈에 띄지 않아도 같은 자리를 지키는 힘. 그 자리를 잃지 않는 사람은 오래 갑니다.

노자는 말합니다. 죽어도 잊히지 않는 자가 참으로 장수한다고. 여기서 장수는 수명이 아니라 남는 흔적입니다.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킨 사람은 사라진 뒤에도 기억 속에 머뭅니다.

성경도 같은 길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세상을 얻고도 자기를 잃는 삶을 경계하셨습니다. 신앙은 외부의 적과 싸우는 일이 아니라 자기 안의 교만과 두려움을 다스리는 길입니다.

바울이 말한 “푯대를 향해 달려간다”는 고백은 남보다 앞서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을 놓치지 않기 위함이었습니다.

다석 류영모 선생이 말한 ‘올라감’도 같은 뜻입니다. 남을 밟고 올라가는 길이 아니라 자기를 이기며 자기를 넘어서는 길. 그 길의 끝에 예수님의 마음이 있습니다.

강함은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그저 흔들릴 때마다 자기 자리로 돌아올 뿐입니다.


사유의 한마디

강한 사람은 싸우지 않습니다. 조용히 자기를 이깁니다. 그 단단함이 삶을 오래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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