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다섯 번째 이야기
우리는 특별해지고 싶어 합니다. 눈에 띄는 무언가, 남들과 다른 무언가, 기억될 만한 장면을 찾아다닙니다.그러나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정작 마음에 남는 것은 대단한 순간이 아니라 늘 곁에 있던 평범한 날들입니다. 같이 밥을 먹고, 웃고, 투닥거리다 다시 화해하던 시간들. 그 조용한 일상 속에 삶의 무늬가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노자는 그 평범한 자리에서 도를 봅니다. 큰 형상을 붙잡으면 천하가 스스로 나아간다고 말합니다. 그 길은 해롭지 않고, 요란하지 않으며, 편안하고 평화롭습니다.
화려한 음악과 맛있는 음식은 지나가는 사람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하지만, 도는 사람을 붙잡지 않습니다. 그저 집밥처럼 머물게 할 뿐입니다.
도는 담담합니다. 맛이 없는 것 같고, 보이지 않는 것 같고, 들리지 않는 것 같지만, 써도 다함이 없습니다. 자극은 순간을 남기고, 도는 삶을 남깁니다.
우리는 종종 특별함을 좇느라 지금 이 자리의 충분함을 놓칩니다. 그러나 큰 형상을 붙잡는다는 것은 대단한 것을 얻는 일이 아니라, 평범한 것 속에서 전체를 보는 눈을 가지는 일입니다. 흐르는 하루, 반복되는 일상, 눈에 띄지 않는 수고들. 그 안에서 삶은 조용히 자랍니다.
예수님의 길도 그러했습니다. 그분은 궁전이 아니라 마을에 계셨고, 제단보다 식탁에 더 자주 앉으셨습니다.사람들은 기적을 기억하지만, 예수님은 함께 걸은 길을 남기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요란한 사건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자라납니다. 엘리야가 만난 하나님도 바람과 불이 아니라 세미한 소리 가운데 계셨습니다.
하나님은 주일만이 아니라 평일에도 계시고, 예배당뿐 아니라 시장과 일터, 부엌과 길 위에도 계십니다. 그래서 신앙은 특별해지려는 노력이 아니라, 지금의 삶을 깊이 살아내는 연습입니다.
평범한 하루를 함부로 흘려보내지 않는 것. 그 자리에 이미 하늘이 머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는 요란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평범함 속에 계십니다. 말없이 이어지는 하루, 그곳이 가장 특별한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