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줄 알았죠? 아직 아닙니다

마흔 번째 이야기

by 이지

우리는 끝났다고 쉽게 말합니다. 조금 늦어지면 실패라 하고, 잠시 멈추면 뒤처졌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끝난 걸까요.

야구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는 말. 9회 말, 투 아웃이어도 경기는 뒤집힐 수 있습니다. 인생도 그렇습니다. 결론은 마지막에 드러납니다.

노자는 말합니다. 돌아오는 것이 도의 움직임이라고. 세상은 앞으로만 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도는 되돌아옵니다. 봄이 오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옵니다. 그리고 다시 봄이 옵니다.

도는 직선이 아니라 순환입니다. 그래서 물러남은 패배가 아니고, 늦어짐은 실패가 아니며, 돌아옴은 후퇴가 아닙니다.

노자는 또 말합니다. 약한 것이 도의 쓰임이라고. 강한 것은 버티지만, 약한 것은 살립니다. 나무는 휘어지기에 부러지지 않고, 물은 낮아지기에 막히지 않습니다. 약함은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리듬을 알기 때문입니다.강한 것은 밀어붙이지만, 약한 것은 흐릅니다. 그래서 세상은 흐르는 것에 의해 살아갑니다.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말했습니다. 존재란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것이라고. 세상은 완성된 물건이 아니라 진행 중인 사건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모습이 전부가 아닙니다. 아직 과정입니다. 아직 중간입니다.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신앙도 같습니다. 우리는 넘어지고 멈추고 돌아갑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도 같았습니다. 무너지고 돌아오고 다시 무너지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 반복은 실패의 기록이 아니라 은혜의 기록입니다.

예수님의 길도 돌아옴의 길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땅으로, 영광에서 십자가로, 죽음에서 부활로. 가장 약해 보이는 순간이 가장 강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말합니다. 약할 때에 강하다고.

신앙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돌아오고 또 돌아오며 조금씩 깊어집니다. 끝났다고 생각되는 자리에서도 도는 여전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흐르고, 들리지 않아도 살리고, 멈춘 것 같아도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


사유의 한마디

끝은 대개 돌아옴의 다른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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