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가는 사람들의 공통점

쉰아홉 번째 이야기

by 이지

‘인색하다’는 말은 보통 좋은 뜻이 아닙니다. 무언가를 나누지 않는 사람, 마음을 쓰지 않는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입니다.

그런데 노자는 전혀 다른 말을 합니다.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데에는 인색함만 한 것이 없다.”

왜 인색함일까요? 노자가 말한 인색함은 욕심이 아니라 아끼는 태도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빨리 쓰고 버립니다. 물건도 관계도 감정도 시간도 그렇습니다. 만남은 빠르고 이별은 더 빠릅니다. 기다림과 지긋함은 점점 낯선 덕목이 됩니다.

예전에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길을 고치고 집을 고치며 마을의 일을 내 일처럼 여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내 문 앞만 깨끗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편리함은 늘어났지만 사람 사이의 온기는 점점 줄어듭니다.

노자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인색함’을 말합니다. 노자가 말한 인색함은 아끼고 돌보고 미리 준비하는 태도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덕을 거듭 쌓으면 이기지 못할 것이 없고, 이기지 못할 것이 없으면 그 끝을 알 수 없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말합니다.

“깊은 뿌리와 단단한 뿌리는 오래 사는 길이다.”

노자가 보기에 오래가는 삶의 비밀은 단순했습니다. 깊이입니다. 노자는 빠른 성취를 신뢰하지 않았습니다.빨리 이루어진 것은 빨리 무너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농부의 삶을 삶의 모델로 보았습니다.

농부는 씨를 뿌리고 잡초를 뽑고 물을 대며 때를 기다립니다. 그는 결실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매일 밭을 살핍니다. 이 느림의 꾸준함이 생명의 질서입니다.

하지만 오늘의 사회는 정반대로 돌아갑니다. 성과가 빠를수록 칭찬받고 결과가 화려할수록 성공이라 부릅니다. 그러나 속도의 끝에는 늘 소멸이 있습니다.

그래서 노자는 그 반대의 길을 말합니다. 그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 끝을 알 수 없다.”

이 말은 무한하다는 뜻이 아니라 계속 살아 있는 생명을 말합니다. 진짜 강한 것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계속 자라는 것입니다.

성경에서도 이와 비슷한 통찰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급하게 자라게 하지 않으십니다. 씨를 뿌리고 기다리게 하십니다.

예수님도 하나님 나라를 이렇게 비유하셨습니다. 씨가 땅에 떨어져 자라고 때가 되면 열매를 맺는다고.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와 땀과 기다림이 시간 속에서 열매를 만듭니다. 그래서 믿음은 조급함이 아니라 인내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에는 어쩌면 새로운 의미의 ‘새마을 운동’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길을 다시 닦는 운동이 아니라 마음을 다시 세우는 운동 말입니다. 다시 기다리고 다시 함께하고 다시 돌보는 삶. 그것이 노자가 말한 인색함의 덕입니다.


사유의 한마디

인색하다는 것은 아끼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빨리 이루려 하지 않고 조용히 쌓아가는 삶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급하게 자라게 하지 않으십니다. 조용히 기다리시며 열매 맺게 하십니다. 뿌리가 깊은 사람은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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