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버 말고 이직

커리어스텝2. 주니어 ∙ 미드레벨디자이너

by 비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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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같은 분위기의 실체


가로수길의 한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주니어 디자이너로 일하던 시절이 있었다.

겉으로는 “가족 같은 분위기”라 했지만,

실제로는 “디자인도 하고, 총무도 해라!”라는 의미에 불과했다.

(응, 맞아, 너 다 해)

세련된 공간에서 인기있는 코스메틱과 패션 브랜드 디자인은 흥미로웠다.

다만, 대표의 폭주하는 성격 때문에 매일이 아슬아슬했다.

“인생은 다 가질 수 없다”는 말을 기억하며

나는 커리어를 위해 꾹꾹 눌러 참았다.



결심은 단순하다


어느 날 회의 시간.

단지 볼펜을 돌리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디자인과는 전혀 상관없는 태도 문제를 두고 1시간 넘게 폭주하는 대표를 지켜봐야 했다.

그 순간, 머릿속을 스친 생각은 단 하나였다.

“이 정도면 더 이상 참을 이유가 없다.”

그날 이후, 나는 이직을 결심했다.

결심은 의외로 단순했다.

그리고 그 결심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20250818_123532.png 여기서 내가 성장할 수 있는가


성장의 기준


주니어든 미드레벨이든, 이직을 고민할 때 기준은 하나다.

“여기에서 내가 성장할 수 있는가?”

만약 매일 마음이 무너지고, 배울 수 있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충분한 신호다.

이직은 도망이 아니다. 성장을 향한 선택이며, 스스로를 위한 한 걸음이다.





이직을 고민해야 할 때

이직의 타이밍은 여러 가지다.


∙ 상사가 매일 폭주하거나, 비합리적인 태도를 보일 때

∙ 업무 범위가 불명확할 때

: 디자인도, 마케팅도, 영상 편집도 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맡겨질 때

∙ 보상이나 근로 조건이 불합리할 때

: 연봉, 승진, 수습 전환 등 조건이 모호하거나 지켜지지 않을 때

∙ 배움이나 피드백이 전혀 없는 환경일 때

∙ 회사의 이직률이 높고, 분위기가 불건전할 때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떠날 이유는 충분하다.




시간이 지나고 난 후


몇 년이 흘렀을까.

그 대표의 폭주 때문에 일 잘하던 직원들이 하나둘 떠났다는 소식은 들었다.

어느 날 내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혹시… 다시 우리 회사 올 수 없을까?

당신처럼 이것저것 잘 해내는 직원이 이제는 귀하네.”

나는 이미 안정적인 공공기관에서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자리를 잡은 뒤였다.

지난날 꾹꾹 참던 나와 - 지금의 평온함이 비교되는것 같아 기분이 썩 괜찮았다.

속으로 씩 웃었다. 그리고 점잖게,

고급스럽게 전화를 마무리했다.








이렇게 해서 <비전공자가 디자이너 되는 방법> 1권 연재를 마칩니다.
짧지 않은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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